[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혹한의 시대가 온다!
<프롤로그>
큰 재앙이 닥치기 전 많은 곳에서 사전적인 징후가 감지되곤 한다. 하지만 오만한 인류의 리더들은 그런 유의미한 현상들을 무시하다가 결국은 걷잡을 수 없는 큰 고난을 맞게 된다.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기를 경고하는 학자의 말을 무시하다가 결국 엄청난 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 19사태의 원인, 대처 과정에서도 많은 비과학적 판단과 시행착오로 인류는 고통받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기 위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전적으로 발생하는 재난의 시그널을 예의주시하고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지 않는 겸허한 자세와 스피디한 조치이다. 영화에 나오는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자연의 분노 앞에 인간은 무력함을, 인류는 착각해 왔습니다. 지구의 자원을 마음껏 써도 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오만이었습니다”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혹한의 시대가 온다!
<영화 줄거리 요약>
기후학자인 잭 홀 박사(데니스 퀘이드 분)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에 이상 변화가 일어날 것을 감지하고 ‘지구 온난화 UN대책회의’에서 만년 전 기상 이변의 증거를 통해 지구의 기온 하강에 관한 연구발표를 하게 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세계 경제발전에 저해가 된다고 비웃음만 당한다. 한편 잭 박사의 아들 샘(제이크 질렌할 분)은 퀴즈대회에 참석하고자 간 뉴욕에서 해일이 밀려오자 국립도서관에 갇히게 된다. 얼마 후 일본에서는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TV를 통해 보도되는 등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잭은 해양 온도가 13도나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자신이 예견했던 빙하시대가 곧 닥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게 된다. 잭은 아들을 구하러 가려던 중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통해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 북부에 위치한 사람들은 이동하기 너무 늦었으므로 포기하고 우선 중부지역부터 최대한 사람들을 멕시코 국경 아래인 남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하고 그 주장을 믿고 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혹한의 시대가 온다!
<관전 포인트>
A. 빙하로 뒤덮인 뉴욕에 아들을 구하러 가는 잭 박사의 자세는?
잭 박사는 대통령이 말리는데도 “의미 없이 얼음 더미 속에서 죽더라고 전 가야 합니다. 제 아들이니까요. 평생 신경 한번 제대로 못 쓴 사랑하는 제 아들이니까요” 그리고 “나는 내 아들이 그렇게 약한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눈보라를 뚫고 가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지난 빙하기 때도 살아남았어요.” 라는 대사에서 부자간의 신뢰와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

B. 제이크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아버지와 극적으로 통화한 잭은 아버지의 충고대로 도서관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려 하자 “모두 밖으로 나가지 마세요, 나가면 얼어 죽어요!”라며 말린다. 그리고는 노숙자가 보온에는 신문지가 최고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도서관 안 벽난로에서 책을 땔감으로 태우고 자판기에서 식품을 꺼내 구조대를 기다리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이크의 노력에도 많은 사람이 떠났고 그들은 결국 모두 얼어 죽게 된다. 그 후 폭풍의 눈이 걷힌 뒤 잭 박사는 아들 제이크와 친구들을 구해낸다.

C. 잭 박사의 경고에 정치인들의 반응은?
잭 박사는 헤드랜드 기상센터의 테리 박사로부터 해류 수온이 급강하한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전조증상으로 토네이도가 로스앤젤레스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부통령을 찾아가 10일 후 폭풍이 끝나면 바로 만오천 년 전에 끝난 빙하기가 도래하니 북부부터 신속한 대규모 대피령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런 잭 박사의 요청은 무시당하게 된다. 드디어 뉴욕 등 북부지역의 빙하기가 시작되자 뒤늦게 대통령은 잭 박사에게 대책을 묻는다.

D. 여친이 다치자 제이크가 한 행동은?
자신이 좋아하던 로라가 다리에 난 상처로 패혈증에 걸리게 되자 제이크는 위험을 무릅쓰고 항생제를 구하러 나가게 된다. 그곳에서 굶주린 늑대의 공격을 받게 되지만 친구들과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도서관으로 돌아와서 로라를 구하게 된다.

E. 인류에게 재난을 예고한 영화들은?
@혜성의 지구충돌을 예고한 <딥 임팩트(Deep impact), 1998>, @22,000마일의 속도로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행성의 위기를 다룬 <아마겟돈( Armageddon), 1998>, @암 치료제 부작용으로 전 인류가 멸망한 후 과학자 윌 스미스가 좀비 회피 백신을 만드는 역경을 그린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  @지구를 대청소하기 위해 내려온 외계인을 설득하는 <지구가 멈추는 날(The day the earth stood), 2008>, @인류멸망의 2012를 조망한 <2012, 2009>, @지구 환경오염으로 붕괴한 지구를 대신한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선 <인터 스텔라(Interstellar), 2014>, @인공지능이 인류를 역습하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 2017>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혹한의 시대가 온다!
<에필로그>
불편한 진실을 무시하고 아전인수격으로 재난에 대처하다 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일은 팩트 중심의 과학적인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 대중영합주의적 접근은 상태를 더 키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몰고 갈 수 있다. 그동안 겪은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해본다. 그래야 우리의 소중한 일자리와 가족과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일상이 유지될 것이다. 콧대 높은 미국인들이 한파를 피해 멕시코로 피신하는 장면에서 결국 인류는 서로 협력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