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리더는 무엇이 다를까?
 “기업에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합니까?” 코칭 대화시 정부 부처 A국장이 던진 질문이다. 공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업무를 추진하면서 끊임없이 개선해 보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B국장은 <기업은 미션(존재목적)에서 출발한다>는데 공직에서도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위공무원 리더십 워크숍과 일대일 코칭을 하면서 기업체 임원, 팀장과 일하는 방식에서 무엇이 같고, 다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신임국장, 신임과장 리더십 워크숍를 할 때 먼저 리더로서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최근 신임국장과정에서 리더십 진단지를 통해 나타난 사례를 소개한다. 개인의 행동 특성으로 24개 영역 중 주장성, 설득력, 창의성, 장기적 관점, 비판에 대한 민감성, 신중함 등이 높게 나왔고,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은 관계적 편안함, 적응성, 회복력, 에너지 등이 나왔다

  그리고 리더십 유형으로는 6가지 중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서 업무를 운영하는 선지자 (The Visionary)유형과 업무 분석 시 실행 가능한 현실적 시각에 초점을 두는 실용주의자 (The Pragmatist)유형이 많이 나왔다. 개인의 행동 특성이나 리더십 유형은 진단지 특성에 따라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어느 부처에 근무하느냐는 통계집단에 따라 다르고, 개인에 따라 행동 특성이 상반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동 특성과 리더십 유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장단점을 성찰하여 장점을 강화하며 보완점을 개선을 하는 데 의미가 있다.

  한편 그들이 워크숍에서 제시한 토의주제를 보면 이렇다.▪소위 밀레니얼세대 공무원과 기존 직원들간의 소통의 어려움 해결방안 ▪근무성적 평가 시 고참 직원 우대와 능력주의 간 어떻게 해야 하나?▪직원들의 업무 방향성 이해 부족 및 창의성 결여에 대한 개선방안▪일부 조직 부적응 직원에 대한 동기부여 방안▪새로운 업무 추진 시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방안 ▪조직의 전반적인 업무역량 강화방안 등이다. 민간기업 임원, 팀장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

  워크숍 후 희망자에 한해 일대일 코칭이 이루어진다. 이때 필자가 하는 단골질문이 있다. <나는 언젠가 이 조직을 떠날 때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다. 그들이 제시한 리더상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직원들과 소통하고, 관심과 애정이 있고, 능력 있고 성과 내는 리더▪그 사람이 있어 그 조직이 잘 돌아갔다.▪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핳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분위기를 만들어 준 리더▪조직기능 혁신과 활력제고를 견인한 리더 등이다. 그들은 자신의 리더십 진단 결과와 리더상을 참고하여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코칭주제로 정한다.

  코칭 주제를 살펴보면 ▪스스로 생각하며 일하는 조직 만들기▪효과적인 성과관리▪부하직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성장지원▪리더를 키우는 리더가 되겠다 (자신만의 경영시스템 정립) ▪질문과 경청을 통한 공감적 대화하기 ▪국내 부서 간 의사소통 원활화 방안 ▪테이타 과학을 통한 증거기반의 업무체계 정립 ▪고객 니즈 이해 및 조직구조 혁신 등 자신이 조직에서 당면한 이슈나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임을 알 수 있다.

  필자가 고위 공직자들과 코칭 대화를 통해 느낀 점이다. 한 부서의 책임자로서 근무기간이 비교적 짧고 인사권, 예산권에 한계도 있지만 공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대단하고, 조직의 리더로서 책임을 완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는 아마 공직가치 실천이라는 사명감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황인표 교수는 공직가치란 공익에 봉사하기 위해 공적영역에서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신념과 태도라고 했다. 공직가치는 국가관(하위요소: 애국심, 민주성, 다양성), 공직관(하위요소: 책임성, 투명성, 공정성), 윤리관(하위요소: 청렴성, 도덕성, 공익성)으로 구성되고, 교육과 업무추진 과정에서 내재화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코칭 과정에서 본인이 모셨던 상사를 멘토로 생각하고 배우고 익혔던 업무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부하직원과 호흡하려는 모습이 돋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조직의 미래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고 구성원을 자기보다 훌륭하게 성장시켜 조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모습도 인상적 이었다. 또한 행동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직자를 많이 양성하겠다는 각오를 실천하는 모습도 본받을 점이었다. 특히 개방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C국장은 공직에서 나는 어떤 리더인가?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그는 자신은 늘공(?)이 아닌 어공(?)이지만 직원들과 신뢰기반의 수평적 소통을 실천하고 있었다.

  또 다른 인상적인 사례로 D국장은 공직생활하면서 반드시 해야 할 일 3가지 즉 ▪매일 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업무시작▪구성원들의 사고를 확장하기 위한 대화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기▪매일 조금이라도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을 할애하는가? 실천하기와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 3가지로 ▪대충 대충,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 않기▪상대방의 요청에 늦게 피드백하지 않기▪판단을 자꾸 뒤로 미루지 않기 실천하기 이다.

  한편 <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로서 고위 공직자 코칭 경험이 풍부한 류호택 박사는 이렇게 소감을 이야기했다. 고위 공직자들은 ▪겸손한 자세를 갖고 있다, 코칭과정에서 다소 고압적인 자세를 예상했는데, 실제는 겸손하게 준비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이었다.▪배우려는 의지가 돋보였다.▪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약속을 잘 지킨다 등이다. 그러면서 고위공무원 코칭에서 밝은 미래를 본다고 했다. 필자 역시 전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민간기업의 임원이나 팀장과 공공기관의 국장이나 과장 등 리더들의 한결같은 공통적인 바람은 조직의 목표달성과 직원과의 신뢰관계 그리고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육성이다. 구성원과의 소통 및 평가 이슈 등 해결해야 할 매니지먼트 요소도 같다. 다만 조직의 미션과 추구하는 가치에 충실하며 성장을 위한 노력에 각 조직의 특성 차이가 있을 뿐이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