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스트리밍라이프 토파보기] 소유보다 경험이다!
스트리밍(streaming)은 주문형 방송(demand), 라이브(live), 생방송이라고도 부르는데, 주로 소리(음악)나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전송하고 재생하는 방식의 하나다.

보통은 작은 파일은 한번에 내려 받아 이를 다시 열어 작업을 하는데, 동영상과 같이 크기가 큰 파일을 재생할 때는 다운로드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기에 다운로드와 동시에 재생을 함으로써 기다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방식에’디브이(Digital Video)’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컴퓨터 네트워크 위에 스트리밍 하면 (streaming은 “흘리다”라는 뜻) 실시간 중계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우주 공간을 떠도는 혜성을 비롯한 천체의 영상, 아마추어 밴드의 라이브 영상, 외부에서 집안 및 창고까지, 현재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매우 쉬워졌다.

음원 서비스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데, 주목할만한 점은 콘텐츠에서 시작된 스트리밍 방식이 이제는 디지털이 아닌 오프라인까지 포함하여 인류 생활 방식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한번 사면 10년 이상 사용했던 가전제품, 소파, 침대 등 가구류, 유명 화가의 작품까지 소유가 아니고 스트리밍하면서 경험을 추구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제품이나 작품을 사용할 만큼 사용하고, 감상할 만큼 감상 한 후에 다른 제품이나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수시로 교환 또는 바꿀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나의 취향을 담은 상품들을 정기적으로 배달시켜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근무하는 업무공간이나 살아가는 주거 공간조차 소유보다는 체험하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신 세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핵심은 제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리밍함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

그 옛날 음악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LP판을 구해 벽장 가득 채우며 소유의 기쁨을 즐겼다면 이제는 스트리밍 소비자들은 물 흐르는 듯한 경험의 충족을 통해 자신만의 인생을 채워간다.

이제는 삶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했는가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다.

오히려 누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느냐가 중요해진 시대가 도래했다.

이렇듯 새 세대의 새로운 삶의 방식인 스트리밍 라이프의 등장은 시대적 변화로도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삶의 환경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우선, AI와 크라우드 서비스, IOT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거센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과거에는 상상만 했던 일들이 실제로 실현 가능해 지면서 인류의 삶이 점차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뀌어 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소유를 포기한다고 해서 욕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양적 욕구와 더 좋은 경험을 열망하는 질적 욕구가 모두 충족되길 원한다.

또한 이들 세대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지니고 태어났는데, 그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재화를 소유하는데 필요한 자산을 충분히 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세상에 태어 났지만 기득권자인 부모세대와 같이 높은 경제 성장률이 이어지던 시대가 아니며,  누구나 노력하면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던 시대는 사라졌고, 도저히 개천에서 용이 태어 날 수 없는 ‘풍요 속의 빈곤’을 경험하는 최초의 세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부모 세대보다 부자가 될 수 없으니 소유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이해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들의 소유욕을 채워 줄 소득을 얻는것을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하여 결혼을 포기하고 소유 늘리기를 포기한다.

그 결과 이들은 소유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획득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얻는데 눈길을 돌린다. 그래서 여유가 생기면 저축보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양적 욕구와 더 좋은 경험을 열망하는 질적 욕구가 모두 충족되는 길을 찾아 이를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르는데 망설임이 없다.

지난 2019년 하반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미국에서 스트리밍 형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2017년 기준으로 1,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전자상거래 중 15% 정도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난 5년간 매년 100%씩 성장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세대들의 구매 기준과 취향의 변화 그리고 세분화되는 소비 패턴 등 모든 요소를 감안하여 모아진 빅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으로 보다 세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앞서가야 할 때이다.

소유가 아닌 경험의 시대 가 도래했다.

이는 결국 인간사 ‘공수래 공수거 (空手來空手去)’라는 의미다.

우리네 인생 자체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떠나는 나그네 인생임이 틀림 없다면 어쩌면 인류는 이제야 태생적으로 부여된 ‘무소유의 본질’이 반영되는 시대를 맞이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문득, 지금은 고인이 된 원로가수 최희준의 “하숙생”이 생각났다.

신 근 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