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평가 결과 수용하나요?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연말 평가 결과 수용하나요?
어느 평가자 교육의 현실

절대평가는 어떤 기준을 설정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인원에 관계없이 주어진 기준을 달성하면 등급이 부여된다. 예를 들어, 점수 90점을 넘으면 모두 A등급을 받는다는 기준의 설정이다. 기준이 너무 높으면 높은 등급을 받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반대로 너무 낮으면 모두가 좋은 등급을 받는 결과가 초래된다.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A기업 평가자 교육을 진행하면서, A4지에 4가지 질문의 답을 적으라고 했다. 회사의 올 해 목표가 무엇인가? 상사의 목표는 무엇이며 진척율은 어느 정도인가? 자신의 목표는 무엇이며 진척율은 어느 정도인가? 팀원의 목표는 무엇이며 진척율은 어느 정도인가? 11월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와 상사의 목표를 알고 있는 평가자는 1명도 없었다. 심한 것은 자신의 목표와 진척율을 작성하지 못하는 평가자가 절반이 넘었다. 목표와 기준을 알지 못하는데, 절대평가를 하면 관대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평가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목표의 의미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중견 제조회사인 A기업의 비전은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다. 이 기업의 목표는 전부 매출, 이익, 생산성, 품질, 안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 사업에 대한 정의는 전혀 없고, 글로벌 초우량기업이 되자는 구호와 매출~안전까지의 단기적 목표만이 전부이다. 목표는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사명),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비전), 어떻게 될 것인가?(핵심역량)에 대한 가치가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목표는 가치체계와 연계되어 있되, 절대 추상적이어서는 안된다. 목표는 행동특성을 통해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목표는 구체적 표현으로 구성원의 일에 대한 동기와 열정,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회사의 경쟁력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성과를 높게 내는 조직과 직원과 그렇지 못하는 조직과 직원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어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을 끓게 만들어 성과 창출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목표 달성이 회사의 지속성장과 임직원의 금전적/비금전적 혜택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목표는 철저하게 회사 성과와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할 수 없는 목표는 목표가 아니다. 목표가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측정가능해야 한다. 기업의 존재이유와 달성하는 바와 연계하여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달성 기한이 명확하여 도전과 긴장을 하도록 해야 한다.

면담과 피드백을 통해 점검하고 성장시켰는가?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면담과 피드백의 부족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평가결과를 본인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평가에 대한 불만 증가의 원인으로 공개 자체를 하지 않는다. 이런 회사의 공통점은 평가를 보상과 승진의 수단으로 볼 뿐, 육성의 차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목표를 부여하고 평가를 하는 이유는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장시켜, 회사가 지속 성장하도록 성과를 창출하는데 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하며, 좋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절차를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인가 고민하고 실천하게 해야 한다. 현재 조직과 구성원의 수준을 알려줘 한 단계 올리기 위한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하도록 지도하고 코칭해줘야 한다. 관심을 갖고 관찰한 기록을 중심으로 강점과 보완점을 제시하여 본인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정규적, 비정규적으로 개별 면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을 전혀 하고 않다가 연말에 머리 속의 간직된 기억을 중심으로 평가를 하니 수용도가 높을 수 없다. 평가자들은 업무 지시와 보고 과정에서 충분히 면담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성원은 이를 면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시 받았다고만 생각한다.

면담과 피드백은 최소 월별 일자를 정해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옳다. 월간 업적과 역량 실적과 계획, 잘한 일, 제언 및 개선 사항, 조직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중심으로 먼저 구성원이 이야기하도록 해야 한다. 그 월이나 주에 했던 업적과 역량 실적과 계획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눠야 한다. 면담과 피드백은 가능한 20분 이내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

평가자로서 나는 어느 수준인가?

1. 나는 직장의 목표, 상사의 목표, 나의 목표와 직원의 목표를 잘 알고 있다.

2. 나는 구성원의 역량 수준을 고려하여 면담을 통해 남은 기간 목표를 조정해 준다.

3. 나는 목표설정과 중간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중심으로 남은 기간 목표달성에 매진하게 한다.

4. 나는 목표달성 여부를 피드백하고 기록하고 있다.

5. 나는 구성원의 목표, 달성 수준과 내용, 진척율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6. 나는 구성원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장점과 보완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7. 나는 면담과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분명히 제시했다.

8. 나는 구성원에 대해 수시로 상사에게 이야기하며 조언을 받는다.

9. 나는 팀의 내년도 사업계획 뿐 아니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설정해 놓았다.

10. 나는 현재 내년도 팀원 개개인의 성과와 역량에 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과와 역량은 그 조직을 이끄는 조직장의 그릇 크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자리에 있다면, 그들의 마음 속에 존경하는 롤 모델로 기억될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