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기만한 무능한 직원 어떻게 할까?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착하기만한 무능한 직원 어떻게 할까?
A팀장의 한탄

한주임이 A팀으로 배치된 것은 한 달 전이다. 한주임의 밝고 천진난만한 모습에 A팀 전원은 우리 팀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특히, 김대리는 5년 막내를 벗어나게 되었다며, 자잘한 업무를 줄 생각에 기분이 들 떠 있었다. 한주임이 배치 받고 1주일이 지나지 김대리는 팀장에게 면담을 요청한다. 쉬운 업무에 대해 여러 번 알려 주고 잘하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실수를 해서 다른 업무를 줄 수가 없고, 알려 준 업무도 자신이 하고 있다고 한다. A팀장은 김대리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혹시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즉시 교정해 주라고 했다. 김대리는 다음 날 또 찾아와 그냥 자신이 업무를 하겠다고 한다.

A팀장은 한주임을 업무가 많은 이과장과 한 조가 되어 이과장이 멘토로 둘이 업무를 수행하라고 했다. 이과장은 팀장에게 감사하다고 하고 한주임에게 자신의 업무 일부를 알려 주고 해보라고 했다. 이 중 하나는 매주 전사 자료를 취합하여 7가지 영역으로 분류하는 일이었다. 기일 안에 취합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1000여개의 자료를 보며 7가지 영역으로 분류하는 작업은 일의 기초가 되므로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다. 한주임은 각 팀에 전화를 걸고 찾아가 자료는 기일 내 취합하였다. 하지만, 7가지 영역으로 분류한 결과를 보고, 이과장은 망연자실하게 되었다. 분류의 원칙도 기준도 없이 왜 이렇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감 시간이 촉박하였기 때문에 이과장은 한주임의 자료를 전부 재 정리하고 분류하여 철야를 해서 간신히 마감을 할 수 있었다. 2주차 이과장은 한주임에게 자신이 분류한 기준과 방법을 설명하고, 분류하면서 판단하기 곤란한 자료가 있으면 빨리 물어보라고 했다. 2주차 작업 중 이과장은 취합이 끝나자 한주임이 분류하는 기준을 살펴보았다. 이과장은 3영역의 자료인데 한주임은 4영역으로 한다. 왜 4영역으로 했냐고 하면 설명이 되지 않고, 모르면 묻고 제대로 해야 한다고 하니 아무 말이 없다. 결국 다시 기준과 방법을 알려 주고 퇴근 전 했던 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퇴근 전 가져온 자료는 엉망이었다. 이과장은 전부 자신이 작업했고, 한주임을 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업무를 주지 않았다. 한 달 동안 3명의 업무를 수행하게 했으나, 제대로 수행한 일은 없었다. 명랑하고 빨리 출근하며 착하다는 것 빼고 일을 함께 할 팀원은 아니었다. A팀장은 B팀에서 한주임을 데려온 것을 후회하였지만, 다시 보낼 수는 없는 실정이 되었다.

착하고 의도가 좋은 것이 결과 없음을 대변하지 못한다.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하였으나, 결과가 없어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 의도가 좋았기 때문에 실패가 용인되어서는 곤란하다. 기업은 친목단체가 아니다. 좋은 의도가 있더라도 이것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판단하고 결정하여 이끌어야 한다. 회사에 기여하거나 성과를 창출하지 않는 일은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것은 기업에는 올바른 기준이 아니다. 기업은 오른 손 엄지 손가락이 한 일을 온 몸과 모든 사람이 알게 하여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지속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봉사활동을 해도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것이 아닌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 기업의 지속 성장에 도움되지 않거나, 가치 창출이 되지 않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결과가 없거나 큰 손실을 봤는데 의도가 좋았기 때문에 용서해 달라는 것은 자신의 무능함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정이 어려워 60세 넘은 어머니도 아르바이트 하고, 80중반인 할머니도 폐지를 줍는데, 취업도 하지 못한 30살 아들이 유기견을 보고 키우겠다고 데려온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과는 결과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
연초에 착하고 성실하지만 성과가 높지 않은 직원을 면담하여 일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 주었다. 이 직원은 매일 가장 먼저 출근하고, 주변 책상과 휴지통을 청소하고, 출근하는 직원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성과로 이어진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일 처리를 잘못하여 수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착하고 명랑하다고 용서가 되지 않는다. 직장이라면 착하고 명랑한 것 보다는 일 그 자체를 제대로 신속하게 하여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우리가 병원을 찾아갈 때, 잘 생기고 친절한 의사를 찾는 것이 아닌 내 병을 빨리 제대로 고쳐줄 의사가 필요하다.

팀장이라면, 착하지만 무능한 직원을 만나면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하나는 자신의 팀에서 이 직원이 제 몫을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를 찾아 있으면 가르쳐 주고 해내도록 하게 하면 된다. 만약 없다면, 빨리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이 직원의 미래를 생각하여 또 다른 인생의 길을 걷도록 해야 한다. 인사팀에 건의하여 회사와 직원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능한 직원이 팀의 고민거리가 되도록 해서는 곤란하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