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질소산화물 등 1급 발암물질을 대거 배출하는 차량으로 꼽히는 디젤차 판매에서 단연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성과는 거리가 먼 디젤차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입 디젤차는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총 3만7257대가 판매돼 전년 같은 기간의 3만2981대 대비 4276대가 증가했다. 유럽에서 경유차 판매 비중은 '탈 디젤' 정책에 따라 2011년 46%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 32%까지 떨어졌다. 국내 경유차 판매 비중이 2011년 35%에서 지난해 45%로 높아진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경유차 종주국인 유럽은 오래전부터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다. 경유차 배출가스 가운데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가 대기질 악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경유차 운행 금지를 넘어 생산 중지 정책까지 발표하고 있다.

2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인기를 구가했던 국산 디젤차에 결정적으로 열풍의 날개를 달아준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커먼레일과 매연저감장치(DPF), 둘째 저렴한 유류세 구조, 셋째 클린디젤 정책 때문이다. 클린디젤이라는 잘못된 정책, 경유에 낮은 세금을 부과하는 유류세 구조가 유럽보다 잘 팔리는 경유차 인기 비결이 되었다. 디젤 엔진은 연소실을 고압 상태로 만들어 폭발시키는 압축 착화 방식을 이용한다. 따라서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보다 열효율이 높아 화물차나 RV, SUV가 주로 사용한다. 디젤차의 환경규제로 2006년 이후의 신형 경유차에는 DPF가 의무부착했고, 그 이전 노후 경유차도 90% 정부 보조금으로 10년간 58만대나 부착되어 배출가스를 80~90%까지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치로 인정받았다.

2005년 이전 배출허용기준(Euro -3 이전)으로 제작되고 차량 총중량이 2.5t 이상이며 경유 차량으로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저공해조치 의무화 명령 통보를 받은 차량은 매연저감장치(DPF)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DPF는 미세먼지를 포집해서 재연소하여 걸러주는 디젤 미립자 필터(Diesel Particulate Filter)의 약자로, 연료가 제대로 연소하지 않아 생기는 탄화수소 찌꺼기 등 유해물질을 모아 필터로 걸러낸 뒤, 약 550도 고열로 매연을 줄이는 저감 장치이다.

그리고 디젤 엔진이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높은 연비를 구현하는 핵심부품으로 커먼레일도 있다. 1300~2400바의 초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하는 CRDI(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은 1990년대 중반 등장한 이후부터 장착되기 시작했다. CRDI는 연료를 적게 분사하면서도 폭발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연비 개선과 이산화탄소 저감에 공을 세웠다.

국내 시장에서 미세먼지 배출이 심한 경유차의 증가세는 2011년 36.3%에서 2014년 39.4%, 지난해 42.5%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4년에는 디젤 엔진 판매량이 휘발유 엔진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디젤 엔진이 내뿜는 배기가스 속에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밝혀지면서 피할 수 없는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의 경유차 규제 정책이 당장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운전자로선 못마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5년까지 공공 부문 경유차를 모두 퇴출하고 공공 분야에 그치지 않고 마을버스, 어린이 통학버스, 전세버스, 화물자동차, 렌터카까지 경유차 퇴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못 막고 왜 우리 국민만 규제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수 있다. 지금까지 소규모자영업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경유 트럭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들 계층을 위한 세심한 정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은 이미 경유차는 서산으로 지는 해가 되었고 뜨는 해는 분명 배출가스1등급 전기, 수소 친환경차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임기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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