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중소기업일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면 딱 맞아요.

대기업 31년 생활 후 퇴직하여 기업 강의와 중소기업 자문과 컨설팅을 하면서, 큰 차이를 느낀 점은 직무범위와 보상이다. 업종, 회사의 규모, 개인의 고과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0대 대기업의 경우, 입사 8년차면 과장이고 연봉으로 약 6천만원 수준이 된다. 팀장 역할을 수행하는 직원은 거의 없고, 한 직무의 담당자로 업무를 담당한다. 근무했던 회사들은 HR부서가 실(부문)단위의 임원 조직이었고, 실(부문) 아래 5개의 팀(인사기획팀, 인사운영팀, 인재개발팀, 노사협력팀, 조직문화팀) 이 있었다. 실(부문) 전체의 인원은 40명 수준으로 각자는 HR의 영역(전략, 채용, 조직과 임원인사, 평가, 보상과 복리후생, 승진, 인력운영(이동과 배치 등), 육성, 노사, 조직문화, 해외 인사, e-hr, 퇴직)별 업무를 담당한다. 한 명이 평가와 보상, 채용과 교육 등 2개 영역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육성도 리더십교육, 직무교육, 가치교육, 글로벌 교육, 공통 역량교육 등 세분화되어 담당자가 있을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다.

몇 곳의 중소기업 자문과 컨설팅을 하면서 임원의 급여는 약 7천만원 수준이었고, 8년 차 과장의 급여는 3,800만원 수준이었다. 임원의 경우, 자녀의 대학 학자금 지원이 되지 않아 힘들다는 말을 하고, 과장의 경우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면 없다”는 말을 한다. 인사팀이 별도로 있는 곳은 없고, 경영관리팀 안에 인사담당자 1~3명이 HR 전 영역의 업무를 수행한다. 사실 전 영역이라 하지만, 대부분 e-HR은 없고, 엑셀로 전 임직원을 관리하며, 채용, 보상과 4대 보험, 승진과 이동, 퇴직업무가 대부분이다. 평가제도는 있지만, 매우 형식적이고 CEO 또는 일부 임원이 평가를 결정한다.

자문과 컨설팅한 회사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히 높은 곳이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다니는 많은 분들은 3가지를 모른다. 첫째, 사업의 본질, 사업의 미래 방향과 전략을 모른다. 이야기를 들으면 현재 수준에 대한 불만이 많다. 둘째, 회사의 3~5년 동안의 재무제표의 중요 항목에 대한 수치에 약하다. 회사가 어렵다는 것만 아는 수준이다. 셋째, 제품과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밸류체인을 잘 모른다. 심지어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목표를 모르고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시키는 일을 잘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획기적 개선을 수행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이들의 최고경영자를 만나면 걱정이 많다. 지금 인력으로는 자신의 꿈을 펼치고,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힘들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내부 인력의 역량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외부 대기업 출신들을 영입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일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

지난 4년의 자문과 강의, 30년 넘게 중소기업에서 근무한 임원과 매주 만나 차 한 잔 하면서 성장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이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지 못하고 중소기업으로 남거나 사라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중소기업일 뿐이라는 생각, 영업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다. 연구개발이 중요한 것을 알지만, 당장 생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지원사업이 아니면 연구개발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지난 해의 연장선에서 올 해를 볼 뿐, 변화를 읽고 방향과 전략을 세울 수 없으며 획기적 성장을 하기 어렵다.

둘째, 회사는 내 것이라는 CEO의 리더십이다. CEO가 ‘나 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해 모든 일을 다 챙기고 의사결정을 한다. 임직원은 어느 사이 ‘이 정도만 하면 되고, 나머지는 사장이 다 한다’는 생각에 젖어 있다. 직원은 정시 퇴근하는데, 사장의 책상에는 결재판이 쌓여만 간다.

셋째, 조직과 개인의 비전과 목표가 없다. 조직의 사업계획과 목표는 결정하지만, 개인의 목표는 없다. ‘중소기업은 다 그래’ 라는 생각으로 개인의 비전이 없다. 시키는 일에 익숙하지만, 주도적 자율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에 누가 간섭하는 것을 싫어한다. 도와줄 여력도 없고 힘도 없다. 목표는 있지만, 과정관리가 안되다 보니 악착 같은 실행이 없다.

넷째, 본받을 사람이 없다. 존경할 선배가 없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체계적인 교육을 할 여력이 없다. 네 일이고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한다. 매뉴얼과 기록이 없다. 있는 것은 전임자가 사용했던 파일과 자료 뿐이다. 그나마 이런 자료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전임자가 퇴직하여 없는 경우도 많다.

다섯째, 주먹구구식의 인사제도이다. 성장과 성과를 독려하고, 철저한 점검과 피드백으로 결과가 창출되도록 인사제도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하지만, 인사제도를 살펴보면 하지 말라는 말이 많고 취업규칙 수준이다. 인사제도는 구성원의 성장, 성과 창출을 위한 동기부여와 질책으로 차별화되어 있어야 한다. 좋은 인사제도가 아닌 공정 기반의 조직과 임직원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제도가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여섯째, 참모의 부재이다. 사장의 일방적 의사결정에 뛰어난 참모들은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잔류하는 참모들은 사장의 말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순종하는 일종의 아부꾼이 된다.

일곱째, 내부지향적 지시 문화이다. 내부 지향적 문화의 특징은 나쁜 일은 보고하지도 말고 알리지도 않는다. 모든 의사결정은 사장님만 바라본다. 가족적 분위기란 말을 많이 하지만, 사실 외부 회사와 경쟁자와 싸워야 하는데 내부 임직원 간의 끼리끼리 문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매일 회의는 하는데 훈화 수준이고 다 정해 놓고 왜 회의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도 신뢰가 부족하다는 말이 많다.

강한 중소기업이라면 2가지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 하나는 강한 중소기업으로 남아 내부 경쟁력을 보다 전문적으로 보유해 가는 전략이다.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그리고 대기업을 변해가는 것이다.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강한 중소기업일 때만이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일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 잘 분석하면, 강한 중소기업에서 중견, 대기업이 된다고 확신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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