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발전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것이 과거의 산물이다.
그렇지만 과거를 버리더라도 가치가 있는 것들은 보존을 한다.
보존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보존을 해야 할 것이나,
훼손이 심할 때는 보수하거나 새로 짓기도 한다.

 그런데 서울 시내에 그다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시설물도 아닌데 굳이 그 흔적을 남겨놓은 곳이 있다.
그렇다고 온전히 보존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일부를 부수기도 하면서 자연과 결합시켜 폐허처럼 만들어 놓았다.
이곳이 과거에 폐쇄한 정수시설을 활용하여 꾸며놓은 한강 선유도 공원이다.  

한강에 떠 있는 선유도공원 --원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 공원은 환경재생 생태공원이라는 큰 개념에다가,
정수장의 원 목적과 어울리게 가장 큰 주제는 ‘물’로 삼아 설계했다 한다.
또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햇볕, 바람, 하늘, 그리고 식물이다.

이날 햇살도 좋았다. 오랜만에 날씨도 풀려 바람이 포근하게까지 느껴졌다.
하늘도 더 없이 맑고 겨울을 나고 있는 수생식물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다.
다양한 새들도 만날 수 있다. 특이하게도 이곳 참새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학습되어 있는 듯하다.
작고 귀여운 평화를 봤다. 이름대로 신선이 노는 섬이다.

 한강 둔치 공원과 연결이 되어 있어, 아베크족들, 운동 나온 사람들, 가족단위로 산보 나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한가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억새밭 너머로 여의도가 보인다

선유도 입구 둔치엔 단체로 운동 나온 사람들도 보이고...

선유교 밑에는 거위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

역광을 받은 입구 바닥은 체스판을 연상시킨다.

억새가 역광을 받아 하늘거리고...

 

이곳엔 습지가 많아 갈대도 많다.

 

미루나무들도 많고

 

 

자작나무도 많다.

텃새들의 복식 먹이 먹기대회(인사)

 

 

 

이곳 참새들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잘 도망가지 않는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화면 밖으로 도망 갔다.(그림자만 남긴 채)

겨울이지만, 온실이 있어 푸릇한 꽃과 잎들을 만날 수 있다.

 

꽃들과...

파릇한 잎,

선인장도 있다.

햇빛이 곱게 들어왔다.

아베크의 흔적 1

아베크의 흔적2

아베크의 흔적3

솔로의 절규도 있다.

 

벽돌담과 흔적과의 조화

 

자연과 인공물이 하나가 되어...

 

폐허의 미학

 

녹색기둥의 정원 -- 천정을 제거하고 기둥에 덤쟁이 덩쿨을 붙였다. 겨울이라 붉은 기둥이다.

 

 

 

 

그리고 디자인 서울 갤러리

 
흘러간 세월을 돌이켜 보면 많은 기억들이 떠오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면서 힘들었던 순간마저 그리워지곤 한다.
그렇다고 지나간 모든 것이 그리워지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어 인생을 회고할 때쯤 되면, 정열적으로 일했던 기억들, 소중했던 기억들이
선유도의 정수시설처럼 낡고 거칠 게 떠오르겠지만,
선유도처럼 자연과 예술을 항상 곁에 둘 수 있다면
그 기억들이 더욱 아름답게 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선유도공원을 꾸밀 때 당시에는 정수시설의 보존이 꼭 필요하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이제는 이 폐허가 된 정수장 없이 선유도를 이야기할 순 없을 듯하다.

과거 시설의 흔적을 자연과의 결합으로 예술로 승화시킨 설계자에 대한 존경심이 뭉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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