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가난할 책임이 없다
[홍석기 칼럼] 공직자는 가난할 책임이 없다
청렴(淸廉)과 무능(無能)은 관계가 없다. 부자가 공직(公職)에 가는 게 죄는 아니다.

돈 많은 부자도 얼마든지 고위 공직에서 일할 수 있다. 부자 여부가 아니라 무능이 문제다. 가난하고 청빈해도 무능하고 무식하면 쓸모가 없다. 아무리 돈이 많고 집이 여러 채를 갖고 있는 부자라도 국정 능력이 탁월하고 올바른 도덕정신과 윤리철학을 갖고 있다면 문제가 될 게 없다.

재산이 많은 대기업의 임원이 공직에 가면 더욱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는다.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한 인재들이 공직에 들어가야 한다. 일본 걸그룹 “니쥬”를 만든 분이나 방탄소년단을 세계의 팝 가수 반열에 올려놓은 젊은이, 세계인들에게 영어 소설을 쓰게 해서 하루에 1억 원을 버는 30대 청년 등에게 글로벌 경쟁전략을 묻고 배워야 한다.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과 같은 불황에도 자동차로, 반도체와 밧데리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경영자와 영업사원들을 왜 청와대로 모시지 않은가? 국내 원자력기술은 땅속에 파묻어 버린 채,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건설해서 가동을 하는 국가 정책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분야에는 얼마든지 탁월한 인재들이 있다. 4~5개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면서 각국의 인재들과 경쟁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집이 한 채를 갖고 있느니, 두 채의 집을 팔아야 하느니 하는 논란들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알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산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이혼을 두 번이나 하고 세 번째 부인과 살고 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상의 부인과 살고 있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나 인도계 미국인 여성(Indian-American Black Women)을 부통령 후보로 임명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자 등의 면면을 본다.

재산이나 사생활은 대통령의 자질이나 능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쓸데없는 사생활 조건을 따지는 한국이 얼마나 촌스러운지 알 것이다.

이젠 한국은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이대로 도태되고 패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공무원이 재산이 많은 게 시비거리가 아니라, 공직사회의 일부분이 부정 부패의 온상이 되고, 비리를 저질러 부자가 되는 게 잘못인 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부(富)에 대한 가치관이 삐뚤어지거나 대기업이나 재벌을 무조건 나쁘게 보는 시각이 얼마나 위험한 잘못인지 알아야 한다. 돈 없는 나라의 비참한 실정을 아직도 모른다면, 이는 단순히 우매한 국민이 아니라, 또다시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지기를 갈망하는 바보들인지도 모른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Post-Pandemic), 세계는 2차세계 대전이나 1930년 대 세계 대공황보다 더 심한 불황이 닥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고, 철광석 95%, 식량 75%를 수입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며, 성장률 OECD 1위라고 떠드는 게 얼마나 한심한지 이해할 수 없다.

아직도 국가 부채가 안정적이라며 국채를 찍어내는 무책임한 위정자들의 거짓말을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올해의 젊은이들, 중고생들과 대학생들이 불쌍할 뿐이다. 학교에서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일할 곳은 더욱 없으니, 어떻게 시간을 때우고, 무슨 돈으로 미래를 준비할지 딱하기만 하다.

고위관료나 국회의원들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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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기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