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로 출사를 나가면 같은 대상을 놓고 여러 사람이 찍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사진의 내공이 있는 사람이 찍고 있으면 초심자는 덩달아 붙어서 찍는 경우가 많다.


최초에 대상을 발견한 사람은 이른 바 소재의 독점권을 잃게 된다. 서운하지만 이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같은 대상을 놓고 찍어도 결과물은 차이가 난다.


 노출이나 핀트와 같은 기본적인 차이에서부터, 찬스의 포착, 렌즈의 차이, 앵글, 프레이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사물을 표현하는데 기술적 차이는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개개인간 경험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藝術에는 기본적으로 ‘術’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기술은 경험과 연구에 의해 습득될 수 있다.


 


 

역광을 부분적으로 받은 숲과 옥수수에 포인트를 두었다


 


그러나 사진의 진정한 내공은, 보통사람이 보지 못하는 새로움,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에 있다. 이것이 개인간 사진 능력의 격차를 벌려놓는 심미안(審美眼)이다.  이것은 선천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많은 노력을 하면 길러지기도 한다.


여럿이 출사를 나가게 되면, 열심히 여기저기를 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찍을 것이 없다며 빈둥거린다. 후자는 마음에 드는 대상이 없어 그렇다고 말하지만, 찾으려 노력을 하지 않는 탓이고 주위에 있는 사물들에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감과 선을소재로 하고, 꽃으로 엑센트를 넣었다


 


멋진 풍경사진을 찍으려 나왔는데, 풍경이 생각보다 별로라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있다면, 다른 놀이거리를 찾는다면, 나중에 자신이 찍은 사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서는 안될 것이다.


목적한 대상이 흡족하지 않을 때 오히려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그 장소까지 간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마음과 머리를 열고 대상을 찾다 보면, 지극히 예쁘기만 한 달력사진보다 더 창의적이고 독특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얼어붙은 강에 금이 가서 물이 새어 올랐다.---일출을 연상했다.


 


이를 위해서 심미안을 기르는 것이다. 많은 사진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카메라가 없더라도 카메라를 들었다는 생각으로 사물을 보는 습관, 이러한 노력들이 사진의 차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그러면 사진을 통한 즐거움도 한 차원 올라가게 된다.


나의 경우, 현재 심미안을 키우기 위한 특별한 노력은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가 만족스러워서도 아니다. 다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가끔 사진을 찍게 되면, 스스로 자신에 대한 실망에 빠지곤 한다. 방법은 알면서 이행하지 않는 것, 사진에 대해 이보다 더 큰 직무유기는 없다.


 

   

숲속을 다니다 보면 부분적으로 들어오는 광선이 좋은 소재가 되기도 한다


 


심미안이 발달된 사람은, ‘이런 멋있는 장면이 있어 촬영해봤어요’보다는 ‘이렇게 찍어 봤는데 느낌이 어때요?’하는 사진을 많이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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