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은 나무와 풀이 철 따라 색을 달리 함에 따라 모습을 바꿔간다. 눈이 오면 그 눈을 껴안은 채 그 환하고 포근한 모습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런 산만큼이나 사진의 소재로 많이 애용되는 것이 물 사진이다. 그러면 물은 어떤 모습인가. 무슨 색깔인가. 물을 찍는다고 하면, 바다가 될 수도 있고 강이나 계곡도 될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저수지(호수)가 사진 찍기에 더 호감이 간다. 물 흐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가을과 옅은 물안개를 안고 있는 저수지


 


 


 물은 실제로는 무색이지만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 다른 성분과 섞여 물색 자체가 바뀌기도 하지만, 외부 빛에 의해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물은 다양한 형상과 색을 만들어낸다. 물의 흐름이 없으면 거울 같은 역할을 하고, 물결이라도 일면 그 강도에 따라 다양한 왜곡도 일으킨다.


 얕은 물의 색깔은 바닥 색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깊은 물은 자신의 모습보다는 다른 모습을 수면을 통해 반사하여 보여준다. 반영( 反影; reflection )이다.


 

물에 비친 자연의 모습은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하늘과 단풍(윗부분)이 잔잔한 물결과 만났다


 

저수지는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과 빛깔로 사물의 색을 반영한다


 


 


그 대상이 하늘이 될 수도 있고, 산도 될 수 있고, 풀이나 그밖에 다른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사람이 보는 각도에 따라 같은 시간 같은 물이라도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사람이 사람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각도가 중요하다. 각도에 따라 그곳에 담을 영상의 대상도 바뀌고 그 느낌도 달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도 마땅한 그림이 안 나오면 망원으로 적절하게 프레이밍하여 촬영한다.


 

물의 움직임에 따라 담았던 모습에 변화를 더한다


 


 


 반영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만일 거울을 보며 거울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찍는다고 하자. 거울과 거리가 3미터라면 자신의 모습에 핀트를 맞추고 거리계링을 보았을 때 몇 미터를 가리키고 있을까? 정답은 6미터다. 3미터에 맞추었다면 거울 표면의 얼룩 같은 것만 뚜렷하게 나오고 자신의 상은 흐릿하게 나올 것이다.


 

물에 비친 하늘과 나무를 뒤집어 놓았다


 


 


물에 비친 형상도 마찬가지다. 물까지의 거리가 5미터이고 그곳에 비친 나무까지 거리가 10미터라면 15미터에 핀트를 맞추어야 한다. 실제 촬영시에는 이런 것 상관 없이 상이 뚜렷하게 보일 때 찍으면 그만이지만, 오토포커스인 경우에 아무 생각 없이 찍으면, 물 수면에 핀트가 맞는 수가 있으니 이런 경우는 수동으로 전환하여 핀트를 맞추는 것이 좋겠다.


 


 

저수지는 강태공도 많이 찾는 곳이다--낚시터의 아침


 


 

양수리 두물머리--호젓한 느낌을 준다


 


 


 양수리 두물머리는 이런 고요한 물을 촬영하기에 좋은 곳이다. 한편 이곳에서는 반영된 색감보다는 하늘과 물, 나무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조합의 형태가 촬영포인트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찾아 오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찍은 사진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나무가 비춰진 것을 화면 반반씩 넣어 사진을 걸 때는 뒤집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모터보트가 지나가며 남겨 놓은 여운


 


 


 이 외에도 호수와 저수지는 수없이 많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진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기웃거린다. 물은 자연의 일부이면서도, 고요히 자연을 머금고 있다. 그 고요함이 무료해 돌을 던지면 그에 호응하여 멀리까지 파동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곧 평정을 되찾는다.  이런 물의 성품을 잘 읽으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仁者樂山, 知者樂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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