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들로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젠 반팔옷을 입고 나서야 되는 날씨가 됐다. 등산이나 트래킹에 나서는 사람들의 복장도 과거와 달리 맵시 있고 화려해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과거와 다른 것 하나는 카메라 지참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등산은 그 차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산행을 하다가 마주치게 되는 기막힌 풍경이나 자연물을 담아놓을 수 있다면 더욱 알찬 산행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등산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사진에도 취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산행을 하다 보면, 살고 있는 곳에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망원렌즈를 잘 활용하면 주제부각과 더불어 몽환적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작가 수준의 감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그 아름다움을 백분 실어내지 못한다. 사진이 부수적인 목적이라 할지라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평생 간직하고 싶은 사진이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군집 중에서 한 두 송이만 부각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 배경색을 잘 고려해야 한다


 


 


등산은 건강을 위한 취미인데, 나의 경우는 등산하는 날이 건강을 해치는 날이 된다. 하산 후에는 술맛이 왜 그리 좋은지… 나는 건강을 목적으로 산을 오르지 않는다.


어쩌다 산행을 하게 되면 힘이 들어도 큰(DSLR) 카메라를 가지고 가려고 노력한다. 남 따라가기 바쁘지만, 뭔가 건져 가려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검게 그늘진 곳을 배경으로 삼으면 독특한 또 다른 맛이 난다


 


 


나처럼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친구가, 회사 등산행사에 이끌려 경치 좋은 산을 다녀 왔다기에 좋은 경치를 만끽했느냐고 물으니,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왔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나도 카메라를 들지 않으면,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힘들더라도 주위를 잘 둘러보면 좋은 소재가 무궁무진 하다. 힘들 때 사진 핑계 삼아 숨도 좀 고르고…


 

 

역광은 잔털같이 섬세한 부분을 표현하기 적합하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소속한 커뮤니티에 올리는 사진을 보면, 풍경사진보다 들꽃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눈에도 잘 띄고, 계절별로 바뀌면서 피어나는 그 아름다움의 다양함에 쉽게 매료되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들꽃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있는 경우도 많이 봤다. 찍은 사진도 생물도감에 필적할 정도로 다양하다.


 

부드러운 측광은 꽃의 질감을 표현하는데 좋다


 


 


다양성(희귀한 꽃 촬영 등)의 기록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 개체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들꽃 사진을 찍을 땐 우두커니 서서 내려 찍지 말고, 앵글도 광선의 방향도 다양하게 바꿔 가면서 여러장을 찍어 봐야 한다. 앵글과 찍는 방향이 바뀌면 배경도 같이 바뀐다. 즉 어떤 배경이 잘 어울릴 지 생각해야 하고 밝은 배경이 어울릴지 어두운 배경이 어울릴 지, 대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주제는 가운데가 아닌 황금분할 지점으로 치우치게 놓아야 보기 좋다


 


 


꽃을 근접하여 찍으면 아웃포커싱 효과가 자동적으로 나타난다. 포커스 맞는 범위가 좁아지면서 주제와 상관 없는 배경은 흐물흐물하게 나온다. 이를 잘 활용해도 주제성 부각에 도움이 되겠다. 그 접근성에 매력을 느낀다면, 매크로렌즈나 접사링, 클로즈업 필터(렌즈)를 이용한 접사사진을 시도하는 것도 새로운 사진세계를 경험하는 길이 되겠다.


 

접사를 하면 육안으로 보지 못했던 세계가 펼쳐진다


 


 


돈 없는 학창시절엔 접사도구가 없어 돋보기를 렌즈 앞에 대고 찍어 보기도 하고, 표준렌즈를 뽑아 뒤집어서 들고 찍기도 했다. 이 방법은 선배에게 배운 것으로, 놀랄만한 발견이었다. 하지만 몸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핀트를 맞추어야 한다.


 

 

 

여러개의 꽃을 넣을 땐 여백을 생각하면서 과감하게 잘라서 표현


 


 


또한 여백의 미도 항상 염두에 두고, 꽃을 한 가운데 놓는 우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때로는 과감히 앵글로 잘라낼 줄 아는 과감성도 가져야 한다.


이상은 쓰잘데 없는 막연한 이야기이고,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인터넷 등을 잘 뒤져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잘 갈무리했다가 상황이 오면 기억해놨던 앵글이나 프레이밍을 모방하면 되겠다.


 


꽃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사진소재는 아니나, 눈에 띄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어쩔 수 없이 렌즈가 이끌려 가게 된다. 결과물이 항상 100% 만족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 태생적 가치에 딜리트 키를 누르게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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