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에 가까워질수록 확연하게 느껴지는 차이점은 기후나 생태 등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이런 것 말고 찍사들에게 가장 크게 느껴지는 차이점은 광선일 것이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하늘이 바다보다 어둡다(보라카이).---바다밑이 하얀 산호가루이어서 바다색이 밝다. 수풀 너머에서는 스콜이 내리고 있다.


 

이 사진 역시 하늘이 바다보다 어두운 상황. 하늘에 해는 떠 있고, 먼 바다엔 스콜이 내리고 있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다.(패낭)


 


동남아 지역을 포함한 적도에 가까운 열대성 지역에서는 분명 국내에선 경험할 수 없는 빛의 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 투명성과 변화무쌍한 색감의 변화 그리고 강렬한 콘트라스트... 여름의 뙤약볕과 가을의 청명함을 섞어 놓은 듯한, 그렇지만 그렇게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광선의 느낌이다. 태양의 각도나, 대기 중의 먼지, 수증기 등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 된다.


어렸을 적 그림엽서나 달력에서 많이 보았던, 비취빛 바다에 야자수가 늘어진 하얀 모래해안 사진들… 이런 사진을 언제 찍어볼 수 있을까 조바심하곤 했다. 세월이 흐르니 가게 됐다.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최근 10년간 가본 곳은 사이판, 보라카이, 패낭 정도. 사진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휴식의 목적이 더 많았기 때문에 사진촬영에 집중하지 못했지만, 눈으로 봐도 이 지역들의 광선은 사뭇 다르다. 


 


 

 


얕은 바다에선 이런 빛을 내고...(사이판)


 


 


 

깊은 바다에서는 이런 빛을 낸다(사이판)


 


이러한 차이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진의 소재거리가 될 수 있다. 한낮의 바다, 태양빛을 받은 나무, 하늘과 구름, 석양의 노을… 휴양지로 잘 알려진 곳들의 공통점은 산호해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닷물이 맑기만 하다고 해서 그런 빛깔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다색깔로 치면 제주도에도 훌륭한 곳이 많다. 이 지역들의 바다 바닥의 모래는 산호 내지 조개 가루로 이루어져 하얗기 때문에 그 빛깔을 더욱 맑게 표현할 수 있는 듯하다.


또 석양은 어떠한가. 석양의 포인트는 색상뿐만 아니라 구름이 그 감동을 증폭시킨다. 이런 지역은 특히 우기 때는 스콜이 자주 쏟아져 대류성 구름층이 하늘에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색깔은 붉거나 노란 차원을 뛰어 넘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주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일몰의 색은 상황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한다.(사이판)


 


우리나라의 일몰보다 좋다 나쁘다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는 다르고 또 그 차이가 휼륭한 사진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혹 이 지역의 찍새가 한국에 와서 우리의 가을의 청명한 하늘, 설악산의 단풍, 제주도의 독특한 해안, 설경을 보게 되면 감동을 먹지 않을까?


경험하지 못한 아름다운 것을 처음 경험할 때는 항상 감동이 뒤따르게 되고, 또 이를 표현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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