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량영양소(微量營養素, Micronutrient)란 적은 양의 영양소라는 뜻으로 체내에 아주 조금 존재하지만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과 무기질(미네랄)을 뜻합니다. 비타민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내지 못하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연소시키는 보조효소로 작용합니다. 미네랄 역시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성장과 세포대사에 관여하며 그 자체로 에너지를 내지 못합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이러한 미량영양소와 대량영양소로 불리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균형이 잘 잡혀있는 상태입니다. 반면에 건강하지못한 사람들은 이 두 영양소의 균형이 깨져 있으며 대부분 에너지를 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과잉상태이고 체내 신진대사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부족합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과잉 섭취할 경우 그것은 영양소가 아니라 독소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예전에 비해 탄수화물의 섭취량은 3분의 1 이상으로 줄었으나 흰 쌀밥, 흰 설탕, 흰 밀가루 등 단순당질의 섭취량은 5배나 증가했습니다. 이 문제 하나만으로도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60조개의 세포는 혼돈에 빠지며 필요한 치유력을 잃게 되는데, 바로 세포와 세포간 의사소통이 단절되기 때문입니다.

1930년경 과학자들이 최초로 14종의 비타민과 20종의 무기질을 발견했을 때 사람들은 종합비타민 한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떻습니까? 종합비타민 한주먹으로 영양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지금처럼 환자들이 넘쳐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 심각한 상황은 영양불균형 상태에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그들이 복용하고 있는 각종 약에 의해 그나마 부족한 미량영양소가 더 많이 고갈되는 것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거나 평생 먹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약을 오래 복용하면 체내 비타민과 미네랄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약물로 인한 영양소 결핍 위험성이 부각되고있습니다.

200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수지 코헨이라는 약사가 『드럭 머거(drug muggers)』라는 개념을 만들고 책을 발간해 학계에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드럭 머거란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치료 약물에 의해 몸 안의 영양소가 소모되거나 고갈돼 건강한 생활을 저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이를 연구하고 알리기 위한 약사들의 학술단체가 결성되기도 했습니다.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몸속 영양소가 고갈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이뇨제(고혈압약) 장기 복용 환자의 98%가 비타민 B1이 결핍돼 있었고(캐나다 오타와병원, 2003), 메트포르민(당뇨병약) 장기 복용 환자 30%의 체내 비타민 B12 양은 14~30% 감소됐다(미국 미시건대, 2014)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고혈압약과 당뇨병약뿐만 아니라 위궤양, 뇌졸중, 고지혈증 치료제도 오래 복용할 경우에는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꼭 환자가 아니어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부족한 영양소를 따로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합성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종합비타민이나 미네랄 보충제는 아무리 열심히 챙겨 먹어도 인체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몸은 합성시킨 화학물질의 경우 이물질로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 못지않은 부작용의 위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김상원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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