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시골 버스 정류장의 공중 화장실에서 발견했던 멋진 낙서이다.
지금과는 다른 재래식 화장실의 낙서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감상해보자

그리움이 감도는 어느 시골 버스 정류소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지나가는 차를 바라보면서
들어오는 차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소일하다가
나는 지금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눈마저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지독히도
독학 냄새가 풍기는 여기 바로 이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아서 휴지를 안 가지고 온 자신을 발견한다

조민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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