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입니다. 떠들썩했던 큰 태풍과의 싸움을 치르고도 강인한 생명력과 거두는 손길의 수고로, 우리 곁에 온 결실들이 반갑습니다. 봄·여름을 견뎌낸 수확물과 오고가는 정으로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한가위가 되어야 하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해야하는 주부뿐만 아니라 그런 아내의 눈치를 봐야하는 남편들에게 부담스런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지 부부간에 명절의 다툼으로 명절 이후에 이혼이 늘어난다는 얘기는 흔한 얘깁니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라는데 즐거운 건 그만두고 아픈 상처만 남긴다면 조상님들도 반가워 할 일이 아닐 텐데요.



 추석 선물을 좀 장만하려고 쇼핑몰에 들렀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부로 보이는 쇼핑몰 직원들의 대화를 듣게 됐어요. 추석에 문을 여는 곳이었는데 한직원이 추석날 근무를 하게 됐다는 군요. 다른 직원이 명절에 근무해서 안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그 직원 왈“시댁 안가고 근무하는 게 백 번 나아!”



 엄살떤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명절에 가장 고역을 치르는 건 주부들입니다. 생활비를 쪼개 여러 가지 선물과 부모님 용돈을 장만해야 하는 것부터 머리가 아파옵니다. 시댁에서 도착하면 폭풍 일거리를 해내느라 몸은 통제불능으로 무거워집니다. 거기다가 “누구네 며느리는 어떻네” 라거나 친정 가는 길을 막으며 “시누이 오니까 보고 가라”는 말이라도 듣게 되면 스트레스 제대로 옵니다. 그럴수록 편히 앉아 헤죽거리는 남편은 밉기만 하지요.



 많은 주부들의 경우 시댁에 대한 불만보다 고생한 걸 몰라주는 남편에게 불만이 더 큽니다. 그렇기에 ‘일 년에 한두 번도 못 참냐’는 반응보다는 섬세한 남편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인터넷을 보니 남편들이 아내의 명절증후군을 없애주는 묘책들이 나와 있더군요. 명품백을 사준다, 명절 뒤에 여행을 간다, 고급 마사지이용권을 선물한다 등등. 그런데 하나 같이 주머니사정을 어렵게 하는 것들이라 권장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다행히도 주머니사정 걱정 없이, 아내의 명절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버지니아 대학의 제임스 코언 교수가 ‘남편이 아내의 손을 잡아 줄 때 아내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MRI관찰 결과 누구의 손이든 손을 잡는 경우 스트레스가 줄어들었지만, 남편의 손을 잡는 경우에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는 군요. 명절을 보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내의 손을 잡아주며 “고생했어! 당신~”이라는 멘트 하나면 두루두루 편할 겁니다. 꼭 기억해 두세요!



 그렇다고 명절 내내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손잡아 주기’ 한번으로 끝내려는 꼼수는 좀 그렇겠죠! 아무쪼록 화목한 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김윤숙 coool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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