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모습 속에는 부모의 모습이 숨어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부모의 영향을 받고 자라난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어머니의 목소리로 말한다. 아버지는 처음 만나는 직업이고 어머니는 처음 만나는 관계이다. 아버지의 서재를 보면서 아이들은 지식을 쌓고 어머니의 손길을 느끼면서 아이들은 감성을 쌓는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스위스에서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익살과 민담을 들려주던 가난한 농부들과 책들로 빼곡하게 들어찬 아버지의 서재를 오가며 자랐다. 그는 가난해서 학문의 길을 가지 못했지만, 그 대신 바젤 의과대학을 선택한다. 만일 아버지의 서재에 꽂혀 있던 책과 익살과 민담을 들려주던 가난한 농부들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집단무의식의 발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에서 가난한 법률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고전책을 아버지의 서재에서 보면서 자랐다. 아버지는 리비우스의 [로마사 논고]를 얻기 위해 아홉 달 동안 지명 색인 작업을 해주고 임금 대신 책을 받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아버지가 세금 미납자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었지만, 그는 피렌체의 고위공직에까지 올랐다. 만일 아버지의 서재에 꽂혀 있었던 고전을 읽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군주론]이라는 책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어려서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절었고 시력도 좋지 않아 돋보기를 써야 했다. 그는 아버지 서재에 꽂힌 책을 보면서 자랐고, 세살 때 부모님은 그림책을 선물해주었고 11살 때 아버지는 소년 루즈벨트에게 “아들아, 너는 다리도 절고 시력도 나쁘고, 천식까지 앓고 있으니, 만일 그것이 너를 실패케 하려거든 그것을 극복하고, 하느님을 믿으며, 그의 도우심을 구하거라. 그리하면 너는 누구보다 더 크고 훌륭한 인물이 될 거야.” 하고 말하며 어린 아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또한 아들에게 책을 많이 읽게 해주고 싶어서 14살까지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쳤다. 만일 아버지의 서재에서 꽂힌 책과 아버지의 배려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미국에서 4번이나 대통령을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야기한다. 책이 밥 먹여주느냐고… 하지만 책이 밥 먹여준다. 읽지 않더라도 아이들을 위해서 서재를 꾸미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 역시 아이들은 위해서 서재를 꾸몄고 아이들이 책을 매우 좋아한다. 아버지의 서재에 꽂혀 있는 책을 보면서 ‘나는 어떤 아버지인가?’ 되물어본다. 아이의 미래 성장를 지원해주는 아버지인지 아니면 아이의 과거 실수를 지적하는 아버지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