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직업능력 개발원이 40대 이상 재직자 및 비 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2의 인생을 설계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70%나 되고 있단다. 이말은 멀티라이프를 꿈꾸고 있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등장한 용어가 ‘프로추어(Proteur)’라는 말이다. ‘프로추어’란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를 합친 신조어이다. 프로페셔널을 뺨치는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 프로추어가 뜨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 5일제 취미생활 강화도 있지만 평생고용 불안해지면서 여차하면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취미생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문가급 기자재에 접근성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원래 프로추어는 디지털카메라 사용자들이 전문가급 카메라가 하락되면서 전문가급 아마추어를 일컫는 말에서 유래되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차츰 프로추어들이 더욱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프로추어의 대표적인 사람으로 일본인 노벨 화학상을 받은 다나카코이치(田中耕一)씨의 경우이다. 대학원에 가지 않은 학부 출신 수상자, 셀러리맨 연구자로서의 수상자, 영어가 비교적 유창한 수상자, 대학이나 순수 연구기관의 연구원이 아닌 영업성을 띤 기업 연구소의 연구원으로서의 수상자, 결코 우수했다고는 볼 수 없는 학교 성적을 지녔고, 일류 회사에 취직하지 못했던 평범한 시민으로서의 수상 등등 지금까지의 다른 수상자와는 다른 차원에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프로추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블로그와 미니홈피 등 1인 미디어의 등장이다. 취미삼아 그린 만화, 요리 비법 등을 블로그에 올려 스타가 된 프로추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나물이네’로 유명한 김용환씨를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제 2의 직업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끊임없이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낮에는 평범한 직장인, 저녁에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단 본업에 충실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자신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제2의 직업을 선택할 때의 기준과 제1의 직업을 선택할 때의 기준을 다르게 잡아야 한다. 제1의 직업은 당장 경제력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 제 2의 직업은 경제력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이어야 한다. 사실 한 분야에서만 열심히 하기도 힘든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프로추어의 장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생계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활동하기 힘든 반면 프로추어는 다른 직업이 있는 경우가 많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활동성(activity)가 있다. 또한 프로보다 주도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픈마인드를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를 잘 쌓아두면 확실한 브랜드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연륜이 늘어날수록 인정받는 직업이라면 금상첨화이다. 특히 개인서비스 분야 인기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다. 취미나 꿈을 살려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을 테지만 쉽지 않으니까 꿈같은 일이라고 하는 거다. 커피 바리스타와 와인 소믈리에 같은 직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요즘에는 아예 전직이나 창업을 목적으로 커피나 와인에 대해서 배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바리스타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고 오픈한다고 다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이미 커피 바리스타, 와인 소믈리에 등은 아카데미 과정이 많이 오픈되어서 매우 활성화 되고 있는 만큼 경쟁도 심할 것이다. 단순히 커피 바리스타의 자격증만 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경험과 경영적 마인드가 매우 중요하다.

취미를 살려서 창업할 때 걸림돌이 되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고 시작할 때이다. 자신의 경쟁력이 전체적인 시장 흐름에 맞는 트랜드인지 아닌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차별성이 없이 안일하게 전직하거나 창업할 경우 오히려 많은 리스크를 안을 수 있다. 어느 한 순간에 전직하거나 창업을 하기 힘들다. 징검다리도 반드시 두드리고 가셔야 한다. 효율적으로 제 2의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족간의 동의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무턱대고 결정하지 말고 가족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시는 것이 현명하다. 가족의 도움을 얻으면 훨씬 쉬워질 것이다. 당장 혼자 무엇인가 하려는 마음보다 함께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비전선포식’을 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윤영돈 윤코치연구소(yooncoach.com) 대표

※ 이 칼럼은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윤영돈의 직장인 눈치 코치>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