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어느 목욕탕 간판에 붙어 있는 말이다. 이 말은 세 가지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첫째, 때는 몸에 낀 이물질을 의미한다. 목욕탕 주인 입장에서 사람은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때를 벗겨내기 위해 목욕탕에 와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 때의 의미는 타이밍을 의미한다. 첫 번째 때가 벗겨내야 될 이물질이지만 두 번째 때는 맞이해야 될 기회다. 몸에 낀 이물질을 의미하는 첫 번째 때는 노력만 하면 언제든지 자신의 몸에서 제거할 수 있지만, 두 번째 때는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 꽃이 피는 시기가 다 다르듯이 사람도 꽃을 피울 때가 다 있는 법이다. 가을에 꽃이는 피는 식물에게 이른 봄에 왜 꽃을 피우지 않느냐고 야단을 친다고 이른 봄에 꽃을 피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자신의 재능으로 꽃을 피우는 시기가 오면 그 때에 맞춰서 꽃이 만개(滿開)하는 것이다.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다림은 수동태가 아니다. 그냥 앉아서 넋 놓고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다. 기다림은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호시탐탐(虎視耽耽) 기회를 엿보는 적극적 능동태다. 때가 오면 때를 놓치지 않고 잡기 위해서는 때가 아닌 때는 언제나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실력을 쌓기 위한 부단한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도 실전처럼 해야 한다.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마침내 어느 순간에 갑자기 때가 찾아온다. 그 때를 잡는 사람이 바로 한 단계 도약하는 인생을 사는 법이다.

 

세 번째 때는 생각의 때다. 생각도 자주 신선한 자극으로 감아주지 않으면 생각에도 때가 낀다. 그 때를 벗겨내는 낯선 자극을 받지 않으면 생각에 낀 때가 점점 굳어져 나중에는 웬만한 자극으로는 벗겨지지 않는 강력한 생각의 각질이 생긴다. 생각 딱지가 덕지덕지 굳어지면서 생각은 죽어가는 것이다. 몸에 낀 때는 겉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때가 얼마나 끼어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음에 낀 때는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으면 얼마나 많이 때가 끼어 있는지를 알 기 힘들다. 다각적인 방식으로 생각을 해봐도 색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면 생각의 때가 끼어 있는 것이다. 강력한 지적 충격이나 체험적 자극을 받아야 없어지는 때가 바로 생각의 때다.

 

 

몸에 낀 때를 벗겨 내듯이 생각의 때도 각질로 변해서 굳어버리기 전에 벗겨내야 한다. 생각의 때를 벗겨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몸으로 들어가는 체험적 자극을 바꾸는 것이다. 생각을 바꿔서 색다른 행동을 기대하기보다 행동을 바꿔서 생각을 바꾸는 게 쉽다. 딴짓을 하면 딴생각을 할 수 있다. 딴 짓을 하면 내가 이제까지 받아보지 못한 체험적 자극이 뇌세포를 자극하면서 딴 생각을 할 수 있다. 브리꼴레르는 책상에 앉아서 요리조리 머리만 굴리는 Book Smart가 아니라 거리에서 이리저리 몸을 쓰면서 시행착오를 겪지만 마침내 문제를 해결하는 Street Smart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하면 재미있는 능력, 재능의 물줄기를 만난다. 사람은 다 재능의 꽃이 필 때가 있는 법이다.

참고: 유영만(2013). 브리꼴레르: 세상을 지배할 지식인의 새 이름. 서울: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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