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부부사이에서 더할 것과 뺄 것

 

관심과 배려가 가장 필요한 관계 중에 하나가 바로 부부사이다. 20년 넘게 각기 다른 환경과 생활양식으로 자라온 사람들이 만나서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산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부부 상호간의 관심과 배려 없이는 절대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 칼날 폭만큼의 침대에서도 잠잘 수 있지만 서로 반목하기 시작하면, 십 미터나 폭이 넓은 침대로도 너무 좁아진다.’

 
마음에 새겨두면 좋을 부부에 관한 명언

 

개인적으로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말증에 하나가 ‘부부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일기장이 되어 주는 것’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좋은 인연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에 아름다운 부부들을 보면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은 배우자가 되려는 배려와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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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더 높다면

 

금슬이 좋은 부부들에게는 공통점들이 있다. 배우자를 바꾸려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배우자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퇴계 이황선생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봐도 알 수 있다. 결혼 후 7년 만에 상처한 퇴계 선생의 두 번째 부인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퇴계선생은 늘 빗자루 같은 버선을 신고 다녔다고 한다.

 
퇴계 이황선생 부인의 바느질 솜씨

 

어떤 경우에는 하얀 도포에 빨간색 천으로 기운 옷을 입고 다녔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아내에게 불평 한번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퇴계 이황선생에 대한 존경심 때문인지 이런 누더기 패션이 선비들과 제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유행이 되었다고 한다.

 

 
아내의 부족함을 너그러움으로 채워준 모습

 

지혜로운 부부는 이처럼 배우자의 부족함은 한 쪽 눈을 감아 모르는 척한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다. 퇴계 선생 부인이 제사상에서 떨어진 배를 치마 속에 감춘 적이 있었다. 하필이면 그 순간 친척에게 들켜서 퇴계선생은 아내 대신 사죄했다. 아내를 방으로 불러 연유를 물으니 배가 먹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자 퇴계선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그 배를 꺼내게 한 후 손수 깎아주었다고 전해진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 퇴계 선생의 인품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부부싸움의 원인,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하기 때문

 

치약을 짜는 순서에서부터 식사습관이나 삶의 목표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각자의 방식이 있는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사는 것이 부부생활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본능적으로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익숙한 방법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 방법을 배우자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부부의 날을 맞이해서 되돌아보니

 

흔히들 부부는 일심동체라 한다. 하지만 부부 사이는 서로의 몸과 마음이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다른 점들을 조화롭게 맞추어가면서 발전해 나아가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조화라는 것은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데서 시작해서 이해하는데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배우자의 생활방식을 존중하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상대방도 역시 그러한지에 대해 파악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도록 노력하자.

 

 
사랑만으로는 부족, 더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부부

 

그래서 부부사이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통이 흐르는 물처럼 원활하지 못하면 불통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소통을 통해 부부 간의 협력과 역할분담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둘 사이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만들어 나아가고 나름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생결혼의 개념

 

공생결혼은 공간과 생활을 공유한다는 점은 같지만 남보다는 가깝고 연인보다 먼 개념이다. 결혼할 의사는 있지만 이성과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출산에 대한 의지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공생결혼을 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결혼 후 부부가되어 한집에 살지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감정으로 꼭 필요한 교류만을 하며 함께 생활하는 것이 공생결혼이다.

 
남도 아니고 친구나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

 

공생결혼에서 상대는 '옆에 있는 사람' 정도로 평가된다. 혼자라는 사실이 싫어 함께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공생결혼에 진정한 부부애나 사랑은 없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며 결혼으로 배우자에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고 싶지 않지만 혼자 살아가기 두려운 사람들이 해결책으로 공생결혼을 선택했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존 부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형태

 

외롭다는 생각과 개인주의 그리고 상대에 대한 헌신 등 결혼생활에서 오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결혼이라는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서 선택한다는 것이 바로 공생결혼이다. 하지만 이런 공생결혼은 어쩌면 각박한 사회가 만들어낸 부작용일지도 모르겠다. 시대가 흐를수록 다양한 형태의 부부가 등장하는데 이상적인 부부라면 진정한 사랑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부부의 날을 맞이해서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된다면

 

조강지처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시를 선물한 선비의 이야기를 보자. ‘조강지처 당신 다시 볼 날 몇 해나 남았겠소?’라는 내용의 시로 조선 후기의 문신이었던 어유봉이 아내에게 선물한 시다. 그가 이 시를 지은 것이 일흔 살 무렵이니 그의 아내와 함께 산 세월이 50년을 넘겼다. 부인을 인간 세상에 내려온 사람이라고 하니, 부인의 아름다움과 덕성에 대해 이보다 우아한 칭찬은 없을 듯하다. 그는 부인과의 인연이 좋았다는 것, 기쁨과 슬픔을 함께 겪고 늙었다는 것, 앞으로 부인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시로 표현했다.

 

 
잊지 못할 선물, 마음을 담은 시 한편

부부의 날을 맞이해서 배우자를 향한 시 한편 지어 선물한다면 아마도 최고의 선물이 될 듯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부부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일기장이 되어 주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배우자에게 속임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진실한 관계다. 진실하게 맺어진 부부는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젊음의 상실이 불행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같이 늙어 가는 즐거움이 나이 먹는 괴로움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가수 김광석씨의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듣다보면 ‘진정한 부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듣다보면 부부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익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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