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성현(聖賢), ‘놀자’와 ‘웃자’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은 심각하지 않다.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에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쥐어 짜내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는 재미있게 노는 가운데 어느 순간 불현 듯 스쳐지나가는 생각이다. 창조는 유희충동과 함께 논다고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말한다. 재미있는 사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결과적으로 현실로 구현시키는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재미가 있어야 창의적인 생각이 샘솟는다. 재미가 없으면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재미있게 놀아야 평소에 생각하지도 못한 엉뚱한 생각이나 기상천외의 놀라운 아이디어가 자신도 모르게 솟아오른다. 심각한 사람일수록 아이디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거나 일상에 재미가 없어서 머리가 아프고 답답해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얼굴에는 두 가지 근육이 있다고 한다. 얼굴 양 옆으로 발달한 근육이 볼테기(볼따구니의 방언) 근육이다. 많이 웃고 재미있는 사람일수록 볼테기 근육이 발달된다. 심각한 사람, 무표정한 사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도 참고 웃지 않는 사람은 얼굴 상단의 마빡 근육이 발달된다. 얼굴을 찡그리고 주로 화를 내는 사람,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어서 심각한 사람,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사람, 건설적인 비판보다 감정적인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사람에게 주로 발달하는 근육이 이마(마빡) 근육이다. 조직에서 직급이 높아질수록 볼테기 근육보다 마빡 근육이 발달한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상사에게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냈다가 혼쭐이 나거나 핀잔을 듣기 일쑤다. 아이디어를 내면 그것도 아이디어라고 냈냐고 혼내거나 무안하게 만드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마빡 근육이 발달되어 있다. 마빡 근육은 세월이 지나면서 우주 만유인력으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아름다운 삶의 증표다. 일부러 발달시킨 마빡 근육은 ‘얼굴’에 ‘얼’이 없이 ‘굴’로 파여서 생긴 서글픔의 흔적이다.

아이디어는 마빡 근육이 발달한 사람보다 볼테기 근육이 발달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온다. 르네상스 시대의 창조도 작란(作亂)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한다. 작란은 난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작란’은 ‘장난’이다. 장난치고 놀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익숙했던 일상(日常)이 낯선 이상(異常)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난동을 일으키는 문제아가 이제까지 그 누구도 던지지 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전대미문의 질문과 문제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창조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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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서: 니체는 나체다,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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