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새로운 세 가지 흐름과 푸트맥스의 진화

걷기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교통수단이었다. 그 걷기가 요즘은 단순히 교통수단의 기능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고 있다. 1) 치료 및 예방, 2) 운동, 3) 삶의 새로운 가치추구. 그에 따라 나와 같은 맨발로 걷는 느낌을 주기 위하여 고안된 신발 장사의 전략도 적응해야 한다.

우선 치료 및 예방은 인간의 걷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발과 이와 연관된 부분의 신체가 퇴화하면서 유발되는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중점을 둔 것이다. 대체로 척추 교정 효과와 퇴화한 근육의 사용을 통한 인체의 건강 회복에 중점을 둔다. 이는 발의 기초 해부학 및 생리학, 전족 이상과 당뇨가 발에 미치는 영향, 신발 구조와 제조법 등을 통하여 의료적인 효과를 노리는 걷기이다. 마사이워킹 신발이 가장 유명하고, 이를 주도하였던 MBT의 경우 유럽에서 의료기구로 공인을 받기도 하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특수한 경우에 사용되는 신발이라는 개념이기도 하다.

걷기의 또 다른 기능은 ‘운동’이다. 최근 들어 자주 사용되는 ‘Power walking’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는데, 시속 5-6㎞ 정도의 속보해야 하는 걸음이다. 항상 운동량의 부족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마라톤은 너무 힘들고, 자전거와 같은 운동은 도구가 필요한 데, 그 사용 시기와 장소가 제약을 받아 일상적으로 행하기 어려움이 있지만, 걷기는 그야말로 시간과 신발만 있으면 되면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스펙스, 르카프, 나이키 등에서 나오는 워킹화들이 이런 종류이다.

세 번째로 ‘삶의 새로운 가치 추구’는 위의 두 가지 기능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보다 더 높이, 더욱더 빨리’를 밀어붙이는 현대의 삶에 반기를 드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 평소에 차를 타고 시속 100㎞로 휙 지나가던 곳을 걸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사물의 모습을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고, 시속 3-4킬로미터의 속도로 바라보게 되며, 그러다 보면 사물에 대해 숙고하는 법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 빠르게 살아가면서 잊혀버린 ‘자연과 풍광, 주변 삶’에 대한 감상능력을, 느리게 걸으면서 세상에 대한 숙고와 존중을 알게 되는 우아한 기술이기도 하다. 이는 ‘자연을 밟지 말고 느끼자’라는 필맥스의 ‘맨발 신발’이 추구하는 바이다.

이제 ‘걷기’는 단순히 장소 이동을 위한 교통수단으로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복고풍 교통수단이면서, 철학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한 사유의 수단인 ‘명상 걷기’ 등, 지금은 걷는 것 자체를 즐기기 시작하고 있다. 이 유행을 통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기업으로서는, 그 이유를 해석하고 발전적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그 모습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물질 소비를 통하여 공허감을 치료하라고 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치유자인 마케터의 나갈 전략도 정해질 것이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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