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시대, 과연 사람들은 ‘소통’하고 있는가?

아날로그 사회가 디지털 사회로 바뀌면서 일어났던 변화는 구세대인 아날로그 세대와 신세대인 디지털 N세대간의 소통방식의 차이였다. 아날로그는 만나서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고, 디지털 N세대는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이 훨씬 편하게 생각했다. 이런 세대간 격차의 원인은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일상적 삶의 일부였던 디지털 N세대에 비해 아날로그 세대는 접속 패러다임 보다는 접촉 패러다임에 익숙한 세대들이다.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 직업을 생각하는 관점, 인생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가치관 측면에서 다른 두 세대는 이제 디지털 원주민인 기성세대와 디지털 이주민인 넷 세대로 새롭게 구분되어 부각되면서 디지털이 몰고 오는 2차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아날로그가 디지털 사회로 변화되면서 일어났던 이러한 1차 변화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혁신적인 변화를 일상적 삶은 물론 비즈니스 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디지털이 몰고 온 1차 변화가 웹(World Wide Web)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이 일으킨 변화였다면, 2차 변화는 스마트 폰을 기반으로 하는 앱(application, 즉 응용 프로그램을 줄여서 부르는 명칭)의 발전, 즉 모바일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심각한 역기능적 폐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모바일 혁명과 더불어 일으키는 변화는 소통방식을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바꿔놓고 있다. 소셜 시대에 소통은 과연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 것일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화두는 속도와 효율이다. 스피드(speed) 시대에 슬로우(slow)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악덕으로 취급받고 있다. 사회변화의 속도도 과거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변화의 속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세상이다. 사회 환경 변화가 이렇게 빠르다 보니 사람들의 생각이나 언어도 직선적으로 바뀌고 있다. 기다림의 미덕은 실종된 지 오래되었고, 시를 읽으면서 상징적 언어를 해석하고 그 안에 담겨진 삶의 의미를 반추하는 시간도 실종되고 있다. 책 중에서 가장 안 팔리는 책이 시집이라고 하던가. 에둘러 말하는 비유나 은유법이 점차 사라지고 짧게 그리고 빠르게 직설법으로 말해야 한다. 유행가요의 가사나 제목을 보더라도 아름다운 한글을 파괴한지는 오래되었고,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노래 제목이나 가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직설적 본능을 자극하지 않으면 히트를 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래를 들으면서 고달픈 삶을 뒤돌아보거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싶다.  

디지털 미디어, 특히 소셜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앱이 발전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분아별로 접속해서 순식간에 원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를 내가 찾아 나서는 검색의 시대에서 정보가 나를 찾아오는 방문의 시대로 바뀌었다. 내가 필요한 정보나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을 등록하거나 접속되어 있으면 맞춤형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정보 검색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정보가 어디에 있으며, 실시간으로 다가오는 정보의 질적 속성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감식능력이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가 없어서 고민이기보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고민인 시대,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의 본질과 속성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한 능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폰으로 주변의 레스토랑을 음식점 유형별로 검색해주고 버스가 몇 시에 오는지도 알려주는 앱이 등장하고 있다. 모르는 길도 내비게이션이 알아서 찾아준다. 길을 몰라서 여기 저기 들리면서 헤매는 수고스러운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장 빨리 도착하는 직선주로, 최단 경로를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이 점차 더욱 더 지능적이 되고 있다. 사람이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스마트 폰 시대, 소셜 미디어 시대에 과연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여기저기 들리면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길, 산책하기 좋은 길, 느리게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들비게이션(여기저기 들리는 네비게이션의 줄임말)이 나오면 어떨까? 우편물도 원하는 날짜에 빠르게 배달하는 우편 서비스와 더불어 느리게 우편물이 도착할 수 있도록 날짜를 정하는 느린 우편 서비스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스마트(smart) 폰이 발달할 수로고 인간은 스튜핏(stupid)해지는 것은 아닐까. 기계가 지능화될수록 기계를 사용하는 인간은 머리를 쓸 일이 없으니 뇌신경은 점차 퇴화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과 불안감도 잠재되어 있다. 빨래는 첨단 지능적 시스템을 갖고 있는 세탁기가 알아서 해주고, 밥은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전기 밥솥이 입맛에 따라 맟춤형으로 해준다. 청소는 청소기, 커피는 자판기, 이동은 자동차, 그리고 연필은 연필 깎기가 깎아준다. 거의 모든 것이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인간의 창의성은 점차 퇴화되고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스마트 폰이 발전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에 접속하고 순식간에 원하는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트위터에 정보도 140자의 단문으로 써야 한다. 짧은 글쓰기와 글 읽기에 익숙해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긴 문장과 다양한 해석을 요구하는 묵직한 책을 읽지 않는다. 성격이 급해지고 결과를 빨리 보고 싶어 한다. 원하는 정보가 신속하게 볼 수 없으면 화를 내거나 분통을 터뜨린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울화통을 터뜨리면서 엉뚱한 곳에 분풀이를 하기도 한다. 단순함이 파워지만, 단순함은 치열함의 결과 탄생한다. 책을 붙잡고 사색하는 시간이 많아야 짧게 쓸 수 있다. 뇌에게 불편한 지식을 계속 공급해야 뇌는 비로소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뇌에게 익숙하지 않은 지식이야말로 뇌가 머리를 쓰게 만드는 최고의 음식이다. 그러니 이제까지 읽어보지 못한 색다른 지식이 담긴 책을 끊임없이 읽지 않으면 뇌는 기존의 방식대로 움직인다. 

직선으로 달려가는 현대인들, 직설적으로 언어를 발설하면서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주변 곳곳의 사람들이 상처를 입기 쉽다. 부드럽게 감싸 안는 포용력과 상대에 대한 배려와 격려가 아쉬운 경우가 많다. 자기 주장의 일방적 발설과 배설로 인하여 상대와 심한 말다툼으로 격돌하기 일쑤이며, 마침내 상대를 격침시켜야 속이 시원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정보는 기다림의 숙성시간을 거치지 않고서는 지식으로 재탄생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지식을 숙성시키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스마트폰은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다량으로 갖다 주지만 지식을 대신 창조해주지 않는다. 지식은 오로지 인간적 성숙과 함께 시간을 같이하면서 서서히 창조된다. 디지털 시대에 지식은 디지털의 속도만큼 빠르게 탄생되지 않는다. 지식은 아날로그에서 천천히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타인과 대화하면서 자신과 대화하지 않는 현대인, 시끌벅적 와글와글 수다를 떨면서 자신과 대화하는 침묵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이야말로 현대사회의 가장 심각한 위기가 아닐까. 불특정 다수와 접속되어 소통하고 있지만, 소통하고 있는 자기 자신과는 대화하기 어려운 '소셜' 시대에 '소통'의 본질과 방향은 소셜 미디어가 대신 고민해주지 않는다. 소셜과 소통의 본질은 인간관계의 본질에서 찾아야 한다. 트위터나 소셜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대면적 접촉을 통한 소통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불특정 다수와 소통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과는 불통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통의 본질과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소통의 효율성은 향상되었지만 정작 소통해야 되는 사람과 불통이 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소통의 본질이다. 기술발전의 축에는 인간이 존재한다. 다만 인간을 축으로 소셜 미디어가 소통방식을 혁명적으로 바뀌 놓고 있을 뿐이다. 소셜 미디어가 이끌어가는 바람직한 소통의 본질과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보고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의 블로그
http://kecologist.blog.me/7009298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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