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직장내 왕따를 만드는가?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누가 직장내 왕따를 만드는가?
결국은 잘못된 의사결정이 왕따를 만든다.

A과장은 매우 적극적이고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어려울 것이라는 프로젝트 여러 개를 도맡아 처리하고, 메가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어 자신보다 직급과 나이가 많은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주변에서 A과장이 회사 최연소 팀장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A과장은 회사에 일을 하기 위해 왔고, 일을 하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일에 몰입하지 못하면 참지 못했다. A과장이 마감을 지키지 못한 대리에게 1시간 이상 질책을 한 것은 사내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A과장의 상사인 김본부장은 A과장에 대해 좋은 소문과 나쁜 소문에 대해 지금까지 A과장의 성과가 높기 때문에 대부분 무시했다. 하지만, A과장이 회사 공금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성관계가 좋지 않다, 일을 수행하면서 자기 주장만 내세워 함께 일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게 되자 은밀히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주변 평판에 대해 조사하게 하였다. 법인카드 사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주변 평판은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다. 김본부장은 A과장을 불러 인간관계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적을 만들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A과장은 왜 자신이 이런 주의를 받아야 하며,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A과장이 추진하던 프로젝트의 멤버 중 일부가 A과장의 지시한 내용을 수행할 수 없다고 다른 프로젝트로 보내 달라고 김본부장에게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김본부장은 A과장을 불러 직원관리를 잘하라고 주의를 줬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냐며 프로젝트 리더를 B부장에게 넘기라고 했다. A과장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B부장에게 프로젝트를 인수인계했다. 이 일이 있고 사내에서는 A과장이 김본부장에게 미움을 받아 일에서 제외되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A과장과 대화를 하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A과장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일을 추진하려고 하였으나 아무도 A과장과 함께 일할 직원은 없었다. A과장의 팀장은 A과장에게 혼자 해야 하는 새로운 업무를 부여했으나, 그 업무의 수준이나 내용이 A과장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당연히 업무의 성과가 높지 않았다. 팀장은 김본부장에게 A과장을 타 부서 전배 요청을 했고, 김본부장은 크게 비중이 높지 않은 부서로 A과장을 배치했다.

입사 때부터 왕따는 없다

입사 시점부터 직무역량이 부족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직원은 없다. 기업에 입사할 수준이라면, 그 기업에 맞는 직무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입사를 했다면 열심히 일하겠다는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게 된다. 이러한 직원을 회사와 상사, 선배들이 잘 적응하고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입문교육과 멘토링 등의 제도와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하고, 상사와 선배는 업무 매뉴얼, 자신의 경험과 지식, 주기적인 면담, 일의 과정을 지켜보며 일하는 마음가짐과 일 처리에 잘하는 점과 잘못된 점을 알려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로얄티, 일에 대해 익숙해지고, 상사와 선배 그리고 동료와의 신뢰가 쌓이게 된다. 함께 어울려 일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혼자 튀려고 하지 않고 함께 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알게 된다. 이러한 것이 조직문화로 정착된 회사에서는 왕따가 없다. 대부분 왕따는 개인의 문제이기 보다 회사와 상사의 문제가 많다. 회사가 조직보다는 성과를 우선하여 무리하게 개인 성과를 강요하면 역량이 떨어지거나 성과가 낮은 직원은 왕따가 되게 된다. 상사와 선배가 직원이나 후배를 성장시키지 않으면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부실하게 성장하게 된다. 자신들이 성장시키지 않고 후배들이 실력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성과가 높은 사람을 인정하고 보상해야 하는데, 시샘하는 문화가 왕따를 만들게 한다. 상사에게 대들었다가 왕따가 된 직원을 보았다. 기획력이 뛰어난 직원이었는데 성격이 불 같아 잘못을 보면 참지 못해 상사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나 처신에 올바른 소리를 해서 항상 낮은 평가를 받고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 같은 성격을 받아 주며, 다소 무리한 도전 과제를 부여하니 신이 나서 일을 한다.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다. 이 아픔을 어떻게 어루만져 주는가에 따라 조직과 직원의 역량과 성장은 크게 차이가 난다. 조직 내 왕따가 있다면, 왕따인 본인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조직장인 자신에게 잘못이 없는가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