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19에 녹다운된 코스피

지난 2008년 10월 24일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고 코스피 지수는 1,000을 뚫고 938.75를 기록한 바 있다. 바닥을 친 코스피는 조금씩 회복되어 2011년 4월 2,200을 터치하며 신고점을 뚫는가 했는데 채 6개월이 안된 시점에 그리스 사태로 9월23일 지수는 1,700을 살짝 깨버린1,697.44를 기록했다.

그 후 2017년 4월28일 지수 2,200을 돌파할 때까지 무려 5년반 동안 1,850과 2,100 사이의 좁은 구간을 오르내리는 ‘박스피’라는 별명을 얻으며 오랜기간 횡보했다.

결국 국내 주식 투자의 재미를 못 느낀 많은 투자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및 해외선물 투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여 지금은 국내 투자자의 상당수가 낮과 밤을 바꿔가며 해외 금융상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늘(2020년 03월12일) 증시는 1,808을 찍으며 아슬아슬하게 1,800선 붕괴를 막았지만 필자의 촉(觸)으로는 지수 1,500은 물론 어쩌면 지수 1,000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까지 느끼고 있다. (이 글을 쓴 후 밤사이 미국증시의 10%대 폭락의 여파로 03월13일 오후 1시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700을 깬 1,687.41을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여러 차례 전쟁과 대공황, 그리고 경제위기를 겪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2차 석유파동을 비롯하여,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그리스 사태 거쳐 이번에는 미증유의 ‘COVID 19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달도 차면 기울 듯 금융시장은 항상 오르내림과 플러스 마이너스를 오가며 출렁거리면서 인류의 투자 역사를 만들어 왔다.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영원한 챔피언은 존재할 수 없듯이 인류 역사에서 영원한 패권국가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초 유동성 공급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 폭탄을 인류에게 선물했다.

이러한 유동성 공급 후유증이 언제 경제위기를 촉발할것인가 전전긍긍하던 참에, 나심 탈레브의 ‘블랙스완’과 같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 경제위기(經濟危機, economical crisis)가 덮쳐왔다.

필자는 이미 지난 1월28일 구정 연휴 끝난 날 칼럼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과 코로나가 세계 경제위기의 뇌관를 건드릴 것을 우려하는 ‘코로나19 발 경제위기’를 이미 예고했었다.

결국, 어제 (한국시간) WHO가 전세계 팬데믹을 선언했으며, 어제(3월12일) 미국과 유럽 증시는 1987년 최대 낙폭을 가져오며 본격 경제위기에 접어드는 모습니다.

어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30일간 유럽으로 모든 여행 금지”와 “유럽발 미국 입국, 13일부터 향후 30일간 전면 금지(영국 제외)” “모든 불필요한 방문 중단하고 자택 격리 권고”,

그리고 “한국 상황 지켜보며 후속 조치 결정” “이번 사태(코로나)는 금융위기가 아닌 일시적인 상황”이라 한정했지만, “모든 코로나 확진자, 격리자, 의료진에 긴급 금융 지원”과 “의회에 급여세 즉시 인하 요청”과 “500억 달러 이상의 대출 프로그램을 긴급하게 요청” 했다고 한다.

이러한 미국의 조치는 즉각 다른 나라의 동반 출입금지를 불러일으켜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EU국가 국민의 입국 금지를 선언했으며, 그 이전에 이탈리아는 6천만 전국민의 이동 제한 소식을 전했고, 국내에서는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가 나타나자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은 연일 주식을 내다 팔기에 정신이 없다.

공장은 멈춰 섰으며, 비즈니스 사업체는 거래선의 방문 금지 조치에 제품 PT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음식점을 비롯해 사람이 모이는 모든 장소가 방문을 꺼리는 기피 장소가 되고 있으며, 등산길에서 조차 사람을 만나는 것 조차 극심하게 꺼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2. 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산업구조의 문제와 패권 다툼

산업혁명 이후, 전세계 모든 국가는 자국의 장점을 살린 분업체제를 완벽하게 구축하여 역할 분담을 통해 이른바 ‘국가별 분업 시스템화’ 구조가 정착 되어왔다.

전후 선진국에서 빠져 나온 투자자금은 자연스럽게 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공장을 짓고 근로자를 양성하고 생산능력을 향상 시켜, 값싸게 만든 제품을 선진국에 팔아 달러를 벌었고, 그렇게 벌어들인 달러는 다시 상당부분 선진국(미국) 채권에 투자했다.

신흥국이 선진국에 제품 팔아 번 돈을 모두 자국에 재 투자를 할 경우, 더 많아진 현금이 한정된  자국 시장에 유통되는 물건 구매에 더 많이 쓰여지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모든 상품가격과 부동산 가격, 주식 가격이 높아져 인플레이션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신흥국은 어쩔 수 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미국) 채권을 살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선진국과 신흥국의 밀월관계는 중국을 마지막으로 중국을 대신 할 거대 신흥국은 존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인터넷과 로봇, AI의 발달은 제조업이 다시 선진국으로 회귀하게 만들고있다.

따라서 더 이상 전후 70년 동안 적용되던 선 순환 체제가 끝나면서 부드럽게 이어지던 선진국과 신흥국과의 밀월 관계는 끝장이 날 수 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그래서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인민들의 소득 증대 욕구와 1800년대까지 주름잡던세계 최강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하여는 더 이상 2류 제품 생산의 하청기지 역할로 충족할 수 없다는 판단에,

서비스 산업 육성과 첨단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으며 그 과정에서 기술적 우위를 잃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과 사사건건 대립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난 2011년 중국 공산당이 약속했던 2020년 2배 성장의 목표를  달성하는 ‘중국몽(中國夢)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완료 기간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중국은 세계은행보다 자본금이 거대한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을 발족시킨 것은 물론, 일대일로 를 앞세워 세계 패권국가로의 발걸음을 차분히 밟아 가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펼쳐왔다.

거기에 전후 수십 년간 중동 원유로 생활을 하던 미국이 세일석유의 코스트 다운으로 석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화되면서 오바마 행정부 시대부터 서서히 중동지역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아 왔다.

결국 미국이 자국 원유수송로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유지해왔던 천문학적인 국방비의 감축이 진행되면서, 미국이 떠난 지역에는 지역 패권자리를 놓고 2인자와 3인자간의 치열한 다툼이 나타나고 있어, 어쩌면 두세 곳 이상의 지정학적 국지전까지 예상될 정도로 작금의 세계 경제와 정치적 체제는 매우 불안정하며 위기 발발 가능성이 최고점인 시점에 와 있었다.



3. 코로나19 발 경제위기와 코스피의 미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아니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 때 쏟아 부은 미국 국채의 상환 기일이 도래하면서 전 세계 금융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몸짓 하나하나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사상 초유의 ‘팬데믹 발 경제위기’가 터진 것이다.

따라서 오랜 시간동안 구축되어 전 세계에서 기정 사실화 되어 있던 모든 기존 시스템은 예전과 다른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며 새로운 경제 질서가 만들어 질때까지, 오랜시간 혼돈의 시대를 겪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당분간 제조업의 생산 마비, 생산 위축 현상과 동시에 소비자의 소비 위축, 소비 형태의 변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미증유의 혼돈과 변화, 그리고 개혁의 시대를 걸어 갈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예상하는 가장 커다란 변화는,

기존의 민간 주도의 경제 체제가 국가 주도의 경제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다.

민주주의가 공산주의를 압도하던 지난 시절에는 모든 나라가 민주화를 추종하며 국가 주도 경제 체제에 반대했지만 혼돈의 시대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게될 것이며, 결국 전제국가 시대와 같이 국가 집권세력 주도의 정치, 경제 체제로 변환 될 것으로 보인다.

혼돈의 시대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는 민주주의보다는 강력한 철권 통치가 가능한 중국이나 소련, 그리고 일부 독재국가의 대응이 신속하고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아이러니하게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발 되었고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역병이지만,

역으로 중국이 이번 코로나19 발 경제 위기를 기반으로 시진핑 주석 중심의 강력하고 일사 분란한 대응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경우,

매파와 비둘기파, 민물학파와 바닷물 학파로 갈려져, 오랜시간 대립과 경쟁의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19 경제위기는 세계 2차대전 이후 불멸의 절대 강자 위치에서 군림하던 미국의 위상에 결정적인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예상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오합지졸처럼 당파 싸움만 해대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그 어느 곳보다 매우 걱정된다.

사실 누가 패권을 잡던 민초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라고 본다.

눈 크게 부릅뜨고 이 격랑의 파고를 헤쳐나갈 강력하고 뛰어난 지도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단국이래 최고의 선진국으로 도약한 지금의 이 지위를 한순간에 날려 버릴 수도 있다고 본다.

아울러 필자는 이번 코로나19 발 금융위기는 IMF를 능가할 것으로 믿는다.

최악의 경우, 어쩌면 코스피 지수는 1,500을 깨고 아마도 1,200선까지 후퇴할 수도있다고 생각하는데, 2008년과 같이 1,000을 뚫고 하락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IMF 사태보다 더 강력한 경제위기를 얘기하면서 KOSPI 지수 1,000이 지지될 것으로 믿는 이유는, IMF 이후 23년의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며 20여년의 내공은 우리나라의 펀더멘탈을 튼튼하게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세계 2~3위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았던 일본이 IMF나 금융위기에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등락폭이 작었던 사례를 보더라도 이제는 우리도 쉽사리 금융시장이 형편없이 망가지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 1500 붕괴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 올 것이다.

위에 언급한 대로 전 세계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만들어왔던 경제 질서가 동시에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공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 역사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을 기반으로 수립된 위기 대응 매뉴얼은 현 상황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정책의 수립으로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국가만이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다.



4.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기

필자는 개인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어쩌면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

사람과 사람을 격리하고 국가와 국가의 왕래를 막는것은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문화, 정치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시간상으로 그리 오래 버틸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사람들이 안심하고 예전과 비슷한 생활로 복귀하는 단계는 빨라야 가을이나 겨울이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져 정상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치료제의 개발과 효과가 있는 백신 개발이 완료되고, 여러 사례로 입증되는 낮은 사망률과 더불어 세계 각국 의료시설의 증설, 코로나19 대응 전문 인력이 충원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더 이상 사람들이 코로나19 역시 기존 독감과 비교해 그리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인류가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것이며, 코로나19에 적응되는 시기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는 아마도 올해 늦가을 정도로 예상된다.

전염속도만 빠를 뿐, 치사율이 높지 않고 치료제가 개발되어 병에 걸려도 낮은 사망률로 대부분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지하고 심리적 내성이 생기는 시점을 필자는 정상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5. 결어(結語)

그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인류는 항상 문제를 해결해 왔으며 문제 해결과정에서 또 다른 개혁과 진보를 만들어왔기에 역사를 돌아보면 항상 승자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문제의 해답을 찾아 내곤 했다.

위기라고 위축되거나 공포감에 아무것도 하지않고 무기력해서는 안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혼란의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학습효과를 통해 알고 있다.

다만 알고 있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

움직여라.

그것도 남과 다르게 움직여라.

“황소도 벌고, 곰도 벌지만 돼지는 도축될 것이다”라는 미국 월가의 속담처럼 대중과 함께 움직이는 사람은 도축될 것이다.

대중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





신 근 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