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자유, 진보는 평등을 추구한다. 모두 민주주의 소중한 핵심가치다. 하지만 자유와 평등은 각각의 성격상 서로 대립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자유를 지나치게 보장하면 평등이 깨지고, 평등을 지키려면 자유를 어느정도 통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는 항상 대립하고 갈등한다.

보수(conservative)는 자유를 보존하는자로서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자유'라고 믿는다. 처음 자유를 얻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배고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 뒤에도 자유를 보장한 자본주의 나라가 부자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자유는 자유스런 시장경제를 중시한다. 따라서 기득권층이나 대기업은 자유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계속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지만 한번 못사는 사람은 계속 가난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진보는 평등을 지향한다. 보수가 추구하는 자유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단점이 있다. 이것을 깨려는게 진보다. 평등을 이루려면 자유와 선택을 어느정도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 진보는 평등을 위해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서민들을 위한 복지에 투자하고, 대기업 규제 등을 통해 갖은자가 더 많이 갖는 불평등을 없애려 한다.

즉, 평등은 자유스러운 시장논리만으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간섭하고 규제하려 한다. 진보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자사고•특목고 폐지, 각종 친노조 정책 등을 통해서 빈부격차를 줄이는 평등을 이루려다 어려움에 직면했다. 왜 그럴까?

소득주도 성장이나 최저임금 보장이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속도조절이 없이 너무 급하게 추진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더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정부가 아닌 많은 중소기업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 종업원의 임금을 올려주는 방식이어야 하고, 정부의 역할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를 주기보다는 돈버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경쟁력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매출·수익이 증가하고, 기업 스스로 종업원 임금도 올려주어 대기업과의 소득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중소기업 경쟁력은 기업간의 상생협력을 통해서 달성이 가능하다.  또한 서민을 위해 복지 지출을 늘리더라도 서민들 일자리를 만드는 것 같은 생산적인 방향으로 지출해야 하는데,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방식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 부동산정책도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시장논리에 따라 수요가 있는 강남 재건축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려주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진보는 국민의 평등 욕구를 충족시키되, 최대한 규제를 억제하고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하고, 보수는 자유와 경쟁을 보장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보수나 진보는 자신들의 정치 이념만을 너무 일방적으로 표방한다. 보수는 낙수효과를 전제로 경제가 성장하면 분배, 복지 같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 반면, 진보는 국가가 개입해서 적극적인 복지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대립하고 갈등한다. 특히, 이게 지나치면 보수는 극우파, 꼴통보수, 진보는 극좌파, 빨갱이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는 조화롭게 협업해야 살기좋은 나라가 되고, 이를위해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서로 상생협력해야만 한다.  특히, 여당은 국민의 소리, 야당의 의견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야당은 무조건 비판만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감독의 지적을 외면하고, 혼자만의 플레이를 고집한다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또, 선수는 열심히 뛰는데 감독이 칭찬 한마디 없이 무조건 비판만 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어떻게 승리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내수 성장의 한계로 수출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 수출을 늘리려면 대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에 절대 의존되어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함께 동반성장해야 한다. 즉,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유경쟁을 하되,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소기업의 불평등을 적절히 해소시켜주는 정책이 함께 펼쳐져야 하고, 이를위해 진보와 보수가 대립만 하는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야 한다. 또한 보수, 진보의 이념 대립을 부추기고 있는 언론과 노조, 법조계, 시민단체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무엇보다 화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서로가 반목하고 갈등하면 기업도 성장하기 어렵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무조건 옳고, 상대당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는 국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감정이 여론을 지배하는 사회는 사회 분열이 더 심화된다.

특히,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의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지도자의 실현가능한 비전이 있어야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전술이 정부정책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상대의견을 존중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모든 계층이나 세대를 포용하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즉, 정치와 경제는 따로가 아니고, 정치 발전이 곧 경제 성장의 힘이 되고 기업성장은 물론 국가경제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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