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많이 하는 직업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특히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는 제 판단으로는 분명히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면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가 있으니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이 생각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더라도 숨기거나 별일 아닌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몇몇 사례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번은 게임중독이 분명한 학생을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방학때라고 해도 본인의 말로 하루에 일곱 시간을 게임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열 시간이나 그 이상을 게임하는데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자녀에게 문제가 있음을 부모에게 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말을 안하고 넘어가도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가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이 어머니께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아이 어머니는 ‘아이가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은 알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 보겠다.’는 말로 상담치료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며 이런 저런 방법들을 이야기 해봤지만 결국 받아들이지 않으셨습니다.

 

아이의 삼촌이 저와 아는 사이였습니다. 할 수 없이 그분에게 제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받은 연락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넘어져서 무릎이 찢어진 아이를 놓고 나을 것으로 믿고 기다리겠다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중독 같은 정신적인 병도 이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믿고 기다릴 것이 따로 있고 도움을 주고 치료해 주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이것은 나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충고에 대해서도 마찮가지입니다.

자신의 단점이나 부족한 점에 대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정하기도 싫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의견, 특히 듣기 싫은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눈이 멀어 있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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