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여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직접 타기도 하고, 조교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타주는 커피를 한 잔 마십니다. 비싼 커피도 아니고 원두커피도 아닌 비닐봉지속에 재료들이 차례로 들어있는 커피믹스를 종이컵에 부어 타는 커피가, 고맙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합니다.

 

식사 후나 손님을 마주하고 앉아서, 피곤하고 일이 잘 안풀릴때도 커피 한 잔을 하시며 여유를 가져 봅니다. 그렇게 하루에 평균 서너 잔을 마시고도 싫지 않은 것을 보면 중독이라고 해도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커피는 이슬람교도들의 종교의식에서 대중적인 음료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기호식품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17세기부터 커피점이 번창했고 값도 비싸서 지금처럼 흔하게 마시지 못하는 음료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커피로 알려져있는 코피루왁(Kopi Luwak)은 일년에 전세계에 400 ~ 500KG이 유통되는데 1파운드(약 450g)에 수백달러에 거래가 됩니다.
주로 일본과 미국이 소비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일부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순식간에 팔려 없어졌다고 하는데, 한 잔에 오만원이 넘는 이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커피가 세계적인 식품이 되어 소비량이 늘어갈수록, 원두를 생산하는 나라의 생산자들은 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기업들이 유통을 장악하면서 생산지에서 한잔 만드는데 드는 커피를 20원꼴에 사오고 있으니, 노동자들이 얼마나 어렵게 생활하고 있을지는 불보듯 뻔합니다.

 

최저의 생산원가를 보장하고 있는 공정무역으로 유통되는 커피는 전체의 0.1%에 불과합니다. 하루에 1달러를 벌기위해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커피를 마시면서도 한쪽 마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문득 우리가 싸게 사용하고 있는 많은 것들 중에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과 고통이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알고 계셨겠지만 저는 최근에서야 우리나라에도 공정무역으로 만든 커피가 판매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공정무역으로 만들어진 커피를 사서 마셔야겠습니다.한편으로는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놓고 커피를 즐기게 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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