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보다는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색상을 상의하는 분들에게 저는 세차를 얼마나 자주 할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의 자동차가 남들이 볼 때 고개를 흔들만큼 더러워 보여도 전혀 신경을 안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루가 멀다하고 닦고 광을 낼 수 있는지, 삼일에 한번은 가능한지에 따라 선택의 폭은 달라집니다.

 

더러운 차를 못참는 성격이면서 일주일에 한번도 세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검은색은 일찌감치 제외하는 것이 좋습니다. 흰색이나 특히 은색계통은 어지간히 지저분해도 봐줄만 하지만 검은색은 멀리에서 봐도 너무 시선을 끌게 됩니다.

 

일본을 다녀온 사람들이 놀라워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시내에서 자동차 경적소리를 못들었다는 것과 함께 차들이 하나같이 방금 세차한듯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어지간히 지저분해도 그냥 타고 다니는 미국사람들이 그렇듯이 그저 문화이 차이일 것입니다.

 

차 닦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은색을 고르기도 했지만 제 생각에 중요한 것은 겉이 아니라 자동차 내부입니다. 밖은 남이 보기에 어떻든 상관없다해도 내부에서 떠다니는 먼지는 제가 들이마시기 때문에 내부는 자주 청소하고 닦아 냅니다.

 

자동차 하나만 보더라도 그것을 구입하는 것 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고 정성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다니는만큼 들어가는 연료비는 제외하고라도 기능을 유지하기위해 신경써야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를 세우는 일도 어렵지 않지만 여러가지 비용을 감당하면서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렵고, 직장이나 단체에 소속되기 보다는 그 위치를 지키기가 더 힘이듭니다. 또한 무엇이든 일등을 하는 것도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등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울 것임은 분명합니다.

 

스포츠도 일인자를 향한 도전자들의 노력에 참피온은 타이틀을 지키고자 그 이상의 노력을 쏟아붇지 않으면 안되듯이, 우리가 가진 대부분의 것들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의 대가를 치루어야 합니다.

 

유지되어야 할 여러가지 중요한 것이 있겠지만 가장 크게 노력해야 할 대상은 분명히 가족이며 누구도 그것에 이견을 갖지 않을입니다.

 

그런데 자동차도 주기적으로 시간과 돈을 들여 점검하고 유지하면서 가족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배우자나 부모, 아이들은 분명히 자동차보다 더 예민하며 값어치로 따져도 비교가 불가능한 가치를 가졌는데도 말입니다.

 

분명히 자신의 직장과 사회적 위치, 재산이나 인간관계, 그 외에 수없이 지켜야하고 유지해야할 것들이 많으나 자신의 생명만큼이나 중요하고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 가족일 것입니다.

더도 말고 자동차처럼 매일 타기전에 둘러보고 주행하거나 주차할 때 신경쓰고, 주기적으로 관리하면서 더러워지면 닦아주고 망가지면 수리해주는 만큼만 가족에게 정성을 들인다면, 행복한 가정까지는 몰라도 비슷한 상황까지 만드는데 충분할 것입니다.

 

쇠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도 그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이면 좋은 성능을 내주고 고장이나 문제없이 운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가족에게 그만큼의 정성을 들이면 어떤 반응과 보상이 주어지겠습니까.

 

물론 행복을 보상으로 받겠지만 보상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그 노력은 헛되지 않습니다.

그 대상이 나의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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