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갓난아기가 돌을 지나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뗄 때, 엄마나 아빠의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되듯, 누군가의 인생에도 멘토가 있다. 그런 귀인이 많을수록 그 사람은 자신의 길을 더욱더 쉽게 찾아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영화 <라디오 스타, 2006>에도 그런 소중한 관계가 나온다. 그러나 어떨 때는 무한한 사랑을 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신이 잘나서 성공한 줄 아는 사람도 많다. 자신만을 바라보며 온 사랑을 쏟아준 부모님, 바른길로 인도해주기 위해 애쓰신 스승,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이끌어준 회사 선배들의 고마운 얼굴을 떠올려 보며, 요즘같이 삶이 팍팍한 시절에는  영화<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 2000>에서 도움주기 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던 소년 트레버처럼 누군가를 위해 우산을 씌워줄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비와 당신>이라는 불후의 히트곡으로 쌍팔년도에 가요 왕으로 잘 나가던 록가수 최곤(박중훈 분)은 대마초 사건과 일련의 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가요계를 떠나 카페촌에서 노래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손님과 시비가 붙어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언제나 최곤의 재기를 철석같이 믿고 사는 그의 충직한 매니저인 박민수(안성기 분)는 합의금을 구하기 위해 지인인 방송국 국장을 찾아갔다가 최곤이 강원도 영월지사에서 라디오 DJ를 하면 합의금을 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억지로 영월로 가게 된 최곤은 그곳에서도 자유분방한 태도로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DJ 석 부스 안으로 커피 배달을 시킨 최곤은 다방 여종업원에게 게스트를 맡기게 되고, 그녀의 숨겨진 사연들이 라디오 전파를 타는 방송사고가 발생한다.하지만 의외로 김양의 솔직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는 지역 청취자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최곤이 진행하는 <오후의 희망곡>은 일약 인기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기에 이른다.

게다가 평소 최곤의 음악을 좋아하고 추종했던 영월지방의 록밴드 '이스트 리버(노브레인 분)' 는 최곤이 운영하는 방송 팬 사이트를 열어 그의 방송을 열심히 홍보하며 인지도를 대폭 올리게 된다. 덕분에 주민들이 참여하고 서로 친해지면서 잊힌 라디오가 공동체를 제대로 묶어내는 매체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방송이 인기를 타자, 연예기획사 사장의 이간질로, 박민수는 최곤의 재기에  폐가 될까 봐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히트친 커피 배달 아가씨의 방송 내용은?
비 오는 날 커피 배달을 시킨 최곤은 장난삼아 배달하는 김양에게 게스트DJ를 맡긴다. 그녀는 떠나온 고향에 두고 온 어머니에게 “엄마! 기억나? 비 오면 우리 부침개 해 먹던 거? 난 사실 엄마가 미워서 집 나온 거 아냐. 내가 미워서, 나 막살았어. 엄마 미안해!”하며 울먹이게 된다. 방송을 듣던 청취자들은 김양의 스토리에 깊게 공감하고 덕분에 인기 방송으로 부상한다. 이를 계기로 단순히 노래만 틀어주는 프로그램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참여하여 고민 상담까지 하는 청취자 친화적 프로그램으로 진화한다.

B. 매니저 안성기의 유명한 대사는?
최곤의 재기를 믿으며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매니저 박민수는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라며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함께 도우며 사는 것이 최고의 삶임을 최곤에게 일깨워 준다. 박민수가 떠난 후, 생방송 중 자리에 출연한 소년이 가출한 자신의 아빠를 찾는다고 하자, 최곤도 자신도 한 사람을 찾는다고 멘트하면서 “형! 듣고 있어? 형이 그랬지.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며, 와서 좀 비쳐 주라, 좀”이라고 흐느낀다. 이 방송을 버스에서 듣던 박민수는 비 오는 날 그의 특유의 노래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를 부르며 최곤에게 나타난다. 영화에는 유앤미 블루의 <비와 당신>,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 조용필의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 김추자의 <빗속의 여인>, 들국화의 <돌고 돌고 돌고>,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가 감칠맛을 더해준다.

C. 매니저의 깊은 신뢰도를 보여주는 장면은?
최곤의 충직한 서포터로 일하는 매니저는 언제나 신중현의 노래 <미인>을 부르면서 최곤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지지를 나타낸다. 또한 항상 우산을 지참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투정 부리는 최곤의 머리 위에 따뜻한 형님처럼 우산을 펼쳐 보호해 주기도 한다. 최곤이 계속 방황하자, “같이 동강에 빠져 죽자고” 최곤을 강하게 일깨워 주기도 한다.

D. 라디오 시대가 비디오에 의해 사라짐을 아쉬워하는 노래는?
한때 정보와 감성의 친구였던 라디오는 비디오 시대에 밀려 사라지고 있지만, 비디오 매체처럼 모든 것을 집중할 필요가 없이, 혼자서 생각할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라디오의 강점인 것 같다. 마치 LP 레코드가 부활했듯이. 팝송인 Bugglesds의  <Video kill the radio star>가 아련한 라디오 시절의 추억을 소환시켜준다. [I heard you on the wireless back in fifty two/1952년 무선라디오로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Lying awake intent at tuning in on you/정신이 바짝 들어 누운 채로 주파수를 맞추며 듣곤 했죠, If I was young it didn’t stop you coming through/내가 젊었더라면 당신의 목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을 텐데, They took the credit for your second symphony/시청자들은 당신의 두 번째 공연을 극찬했어요, Rewritten by machine on a new technology/새로운 기술로 탄생된 기계(TV)로 방송된 거 말이에요, And now I understand the problems you can see/이제 난 당신이 본 문제점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I met your children/당신의 아이들을 만났어요, What did you tell them?/그들에게 뭐라고 말했나요? Video killed the radio star/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여버렸다고, Pictures came and broke your heart/화면이 나오고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죠, And now we meet in an abandoned studio/그리고 우린 버려진 스튜디오에서 만났죠, We hear the playback and it seems so long ago/우린 꽤 오래된듯한 노래를 들었어요, And you remember the jingles used to go/당신은 예전에 유행하던 CM 광고 송을 기억하더군요, You were the first one/당신이 제일 처음이었고, Your were the last one/당신이 마지막이었어요, In my mind in my car, we can’t rewind we’ve gone to far/내 마음속에서나 내 차 안에서도 되돌릴 수가 없어요 너무 멀리 와버렸으니까요, Pictures came and broke your heart/텔레비전이 나오고 당신은 상처받았죠, Put down the blame on VCR/그래서 VCR을 원망했어요, Oh, you are a radio star/ 그러나 당신은 여전히 내 마음의 라디오 스타예요.]

<에필로그>
누구나 화려했던 시절이 지나면 그 시절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화려했던 시절 속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누군가의 머릿속에 남아있기에 슬퍼하거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최근 과거의 보수적 한국 정서에 어울리지 않아 미국으로 떠났던 ‘레베카’의 가수 양준일은 새로운 스타로 환호를 받으며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과거의 추억을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한다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나 화려한 시절을 간직한 소중한 스타였기에 더욱 큰 자부심과 영원한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최곤이 영월에서 인기를 회복하자 본사 방송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영월지국에서 전국으로 방송 송출을 제안하는 모습은 매니저 박민수의 진정성을 통해 이기적이던 최곤이 남을 비춰주는 스타로 변신한 모습을 보게 된다. 남을 빛나는 스타로 만드는 사람이 진정한 스타일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몸과 마음이 지친 요즘,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처럼 힘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랑이 가득 찬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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