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봄이 시작되는 입춘대길(立春大吉)’건양다경(建陽多慶)

 

입춘과 정월 대보름이 모두 이번 주에 있다. 우선 오늘이 입춘이니 입춘의 의의부터 알아보자.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 년 동안 대길(大吉)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풍속이 있었다. 입춘은 새해의 첫째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다. 입춘이 되면 시골은 물론 도시에서도 각 가정에서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날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입춘대길(立春大吉)’건양다경(建陽多慶)' 등 축하하거나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글을 대문이나 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에 붙인다. 이 글을 입춘축(立春祝) 또는 입춘서(立春書)라고도 한다. 입춘축은 글씨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붙이고, 글씨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글씨를 잘 쓰는 지인에게 부탁하여 써서 붙인다. 입춘날 입춘 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도 전해진다.

 

보리뿌리점으로 그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친 입춘

 

지역마다 입춘에 그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리뿌리점[麥根占]이라는 것이 전해진다. 농가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캐어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데,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다. 그리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며,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보아 뿌리가 많이 돋아나 있으면 풍년이 들고 적게 돋아나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충청도에서는 입춘날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입춘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병이 없으며 생활이 안정되나,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전해진다.

 

 

예부터 전해오는 정월대보름의 설화 풍속 그리고 음식

 

 

이번 주 토요일에는 정월대보름이다.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며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보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정월대보름을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여겼다.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정월대보름 인사말부터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담, 풍속, 음식까지 알아보겠다. 지역마다 정월대보름을 보내는 풍속이 다르다. 충청북도에서도 열 나흗날 밤 ‘보름새기’를 하는 곳이 여러 곳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열 나흗날 저녁부터 보름날이 밝아야 운수가 좋다고 하여 집안이 환해지도록 불을 켜놓으려고 한다. 배를 가진 사람은 배에도 불을 켜놓는다. 경기도에서도 열 나흗날 밤 제야(除夜)와 같이 밤을 새우는 풍속이 있고,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해서 잠 안자기 내기를 하는 곳이 있다.

 

부럼 깨기와 달맞이 그리고 내 더위 사가세요!‘

 

 

정월대보름날 풍속은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에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매우 많다고 한다. 그중 하나인 부럼 깨기는 정월 대보름 아침, 견과류를 나이만큼 깨무는 풍속이다. 달맞이는 정월대보름날 횃불을 들고 뒷동산에 올라가 달이 뜨면 소원을 빌었던 풍속이다. 그리고 더위팔기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 해뜨기 전 만난 사람에게 “내 더위 사가세요!”라고 팔았던 풍속이다. 이외에도 들판에 쥐불을 놓으며 해충의 피해를 줄였던 쥐불놀이, 지신에게 고사를 지냈던 지신밟기가 있다. 지방에 따라 아직 이러한 풍속이 남아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참여해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풍속들이 많다.

 

집안에 복을 가지고 오는 용물 뜨기와 귀밝이술 마시기

 

정월대보름만큼 전통 풍속이 오늘까지 이어져 온 명절도 흔하지 않다. 아이들은 14일 밤에 집집으로 밥을 얻으러 다녔다. 그리고 새벽에 '용물 뜨기'를 하는데, 용물뜨기란 정월 대보름 새벽에 우물물을 떠오는 것이다. 이 행위는 집안에 복을 가지고 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용물 뜨기는 농사에 필요한 물과 관련된 속신 행위이다. 즉 비를 상징하는 용과 마르지 않는 우물에 대한 기원에서 유래한 풍습이라고 할 수 있다. 대보름 자정에 이르러서는 달집태우기 및 쥐불놀이를 이어하며 풍년을 비는 행사를 끝으로 대보름을 마무리 짓는다. 정월대보름 아침에 기상을 하면서부터 부럼 깨기 및 귀밝이술 마시기를 한다.정월 대보름에는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며 아침 일찍 부럼을 나이 수만큼 깨물어 먹는 관습이 있다. 이를 '부럼 깨기'라고 하는데 부럼을 깨물면서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비는 관습이 여전히 남은 것이다. 실제로 견과류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뿐만 아니라, 적은 양으로도 높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를 먹음으로써 건강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관습이 남은 것으로 본다.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는 것과 동시에 찬 술을 마시는 관습인 귀밝이술은 이름에서 추측 가능한데로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준다. 그리고 1년간 좋은 소식만을 듣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기 위한 술이다. 그래서 이명주라고도 한다.

 

 

정월대보름하면 생각나는 오곡밥과 나물음식

 

우리 조상님들은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볶음 나물을 꼭 먹었다. 오곡밥은 지역마다 다른 곡식을 넣어 지었으며 충청도와 경기도에서는 찹쌀, 팥, 콩, 차조, 수수를 넣었고 다른 지방에서는 보리쌀로 대체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나물의 종류가 달라지지만 보통 9가지와 10가지의 나물을 먹었으며 이 역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먹은 것으로 보인다.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설화 사금갑'(射琴匣)

 

정월 대보름의 기원과 관련된 설화 중에 ' 즉 거문고 집을 쏘라는 이 있다. 신라 21대 소지왕(炤知王)이 우는 까마귀를 따라가다 만난 노인이 건네준 편지내용을 보니 ‘사금갑(射琴匣)’이라고 쓰여 있었다. 즉, 거문고를 넣어두는 상자를 활로 쏘라는 의미다. 임금이 대궐로 돌아가 편지 내용대로 거문고 상자를 보고 활로 쐈다. 그 속에는 내전에서 분향하는 승려와 궁주가 몰래 만나 간통하고 있었고 두 사람은 처형당했다는 내용의 설화다. 이로부터 정월 보름을 오기일(烏忌日,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 지냈는데 지금까지도 행해지고 있다.

 

'개 보름 쇠듯 한다'란 속담의 의미

 

정월 대보름에는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밥을 주면 개의 몸에 벌레가 꼬이고 쇠약해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잘 먹지 못한 채 지내는 모습을 뜻하는 '개 보름 쇠듯 한다'란 속담이 생긴 듯하다. 옛 풍속으로 보름날 아침에 키우는 소에게 나물과 쌀밥을 줘서 한해 농사일을 점치는 일도 있었다. 소가 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정월대보름에 쓰이는 속담은 이외에도 다양하다.‘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객지에 나간 사람이라도 정월대보름에는 꼭 고향에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 정월대보름만큼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조상님의 생각이 담겨 있는 듯하다. 정월대보름은 불교에서 승려의 동안거가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정월 대보름을 맞이해서 하는 인사말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올 한해도 풍요로운 한 해가 되세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보름달처럼 포동포동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정월대보름 부럼 깨기로 올 한해 만사태평하세요.”

“정월 대보름에 소원 빌고 만사가 뜻대로 되시길 바랄게요!” 등등 다양하다.

우리민족에게 크고 깊은 의미를 갖고 있는 정월대보름을 맞이해서

“2020년은 대보름 같은 크고 밝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