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용[專用]을 싫어합니다.

 

임원전용 주차장이나 VIP전용 승강기처럼, 어쩐지 공평해 보이지 않는 기분이드는 곳에 전용이라는 명칭이 따라붙습니다. 공간이나 장치뿐 아니라 은행에가면 큰 고객들에게 별도로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창구가 제공되는 것처럼, 서비스도 특정 대상 전용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전용을 내가 사용할 수 있을때는 기분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같은 사람으로서 상대적인 위화감을 주는 대부분의 전용은 불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세상은 그렇게 평평해지기 보다는 점점더 높낮이의 차이가 더 심해지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물건이나 기계처럼 사람에 의해서 사용되는 모든 것은, 그 사용 목적과 제작 목적에 따라 특정한곳에만 사용되는 전용이 될 수 있습니다. 식물이나 동물도 그렇게 길들여지거나 품종을 개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아닙니다.

 

평생 한 직업에 종사한 사람이라해도 모두 알다시피 그가 그 직업에 맞게 태어난적은 없습니다. 천부적인 소질을 보인다 해도 그것은 그 사람의 선택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한 일에 종사하며 흔히 말하는 전문가가 됩니다. 그 역시 그 일에 남들보다 탁월한 지식이나 재능을 갖춘 사람일 뿐이지, 결코 그 일 외에는 다른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는 그 일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5년, 10년, 심지어 평생 이 일을 해왔으므로 다른일은 못한다고 자신을 그 일 외에는 다른일에 무능력한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누구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분야에서 이렇게 활동하고 있다고 아무리 많은 예를 보여줘도, 그건 다른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자기 같은 사람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말 이상한 표현이 아닐수 없습니다. 세상에 자기 같은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기만 못한다는 말이 됩니다.

 

제가 알기로는 도구의 마지막 목적이 ‘사람의 손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도구’ 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은 잡고, 돌리고, 당기고, 튕기는 등 수백 수천개의 도구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그렇게 많은 밤을 지새며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인공지능도 결국 사람의 두뇌를 닮은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는 그 손과 두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원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며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체와 두뇌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전용이라는 말은 물건에게나 쓰도록 두고, 우리는 발전하고 지경을 더 넓혀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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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사내들의 죽음. 독도의 비밀 - 김영범 장편소설 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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