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정착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유목민 같은 사람들이나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모여서 살면서 위험으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 힘든일에 힘을 보태면서 여럿이라는 것이 혼자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류가 이렇게 지구위에서 군림할 수 있는 힘도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공동체에서 오는 부작용이나 사생활에 대한 참견들이 있기는 해도 손해보다 이익이 더 많으므로 기꺼이 모여서 살아갑니다.

 

그렇게 모여서 살면서 사람들은 더 약해진 부분도 있습니다. 야생으로부터 스스로를 혼자 지킬 필요가 없으므로 동물적인 방어나 공격능력들은 많이 상실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혼자 살기에는 알지 못하고, 할 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신 모든것을 혼자할 줄 알아야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한가지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공동체는 쉽게 말해서 하나만 잘해도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는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자신이 할 일만 하면 생활에 필요한 다른 부분은 다른 사람이 채워주는 환경에 우리는 아주 익숙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 만들었을 차를 타고, 누군가 만들었을 길을 걸어서, 누군가 만들었을 건물에 앉아 일을 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는 자신의 일을 하므로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돕고 있습니다. 이상한 말 같지만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열심히 남을 돕고 있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혼자는 살지 못할 사회에 구성원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남의 도움에 익숙하지 못하고, 심지어 도움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기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때까지 끊임없이 다른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생산물의 도움을 받고 있으면서도 말입니다. 물론 대가를 지불했겠지만 혼자 만들고 처리해야하는 수고에 비하면 우리가 지불한 대가는 분명히 아주 적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혜택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옷을 다른 사람이 입고,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을 내가 먹는 세상에 살고 있으므로 우리는 스스로의 일에서 다른 사람의 삶을 책임져야 합니다. 속이는 사람이 더 많고 나쁜짓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우리의 편리한 시스템은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다른사람에게 도움을 받거나 도움을 주는 일을 좀 더 자연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약하거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류가 선택한 시스템이 그렇게 서로 도와야만이 살 수 있도록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받기만 하려는 태도는 분명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겠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손을 내밀지 않는 것도 우리가 선택한 시스템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입니다.

 

세상은 서로 돕고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서로 혜택을 주고 받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는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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