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향기가 강한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이나 만든지 얼마 안된 원목 가구처럼 강한 향을 내는 물건들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향기에 민감한 것인지 약한 것인지 몰라도, 노력을 해봐도 강한 향은 억지로 참을 수는 있어도 익숙해 질 수는 없었습니다.

 

누구나 저처럼 싫어하는 것이 한,둘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생선 반찬을 먹으면 두드러기가 난다거나, 특정 음식을 먹고 체한 이후로 그 음식만 먹으면 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엇인가에 알러지를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음식이나 물건들은 모두 같은 특성을 보여줍니다. 버섯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따온 버섯이라고 해서 먹어도 괜찮을리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떻습니까.

세상에 60억이 넘는 인구가 있다면 세상에는 60억이 넘는 다른 성격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유사한 모습을 보이긴 해도 단 한 사람도 같은 특성을 보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사람들은 서로 어떻게든지 공통점을 묶어서 쉽게 파악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지역 사람은 어떻다거나, 어느 나라 사람은 어떻다고 말을 합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면, 어디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다는 말을 서슴없이 꺼내기도 합니다.

 

미신과 다름없는 별자리나 혈액형으로 성격을 이야기하거나, 신체적인 특징으로 키가 크면 어떻고 눈이 크면 어떻다는 식의 말로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표현합니다.

 

정말 두려운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아이들입니다.

심지어 자신은 어떤 혈액형이라서 발표를 못할 수 밖에 없다거나, 다른 아이들과 사이가 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방송에서도 공공연하게 혈액형을 들먹이니 아이들이 그러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 어떤 기준을 가지고도 사람을 분류하고 묶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고유한 인격을 가진 우리 모두에 대한 모독이며, 그것을 이용하려는 자들의 얕은 술수입니다.

 

우리는 세상 여기저기에서, 특히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목적으로 사람들을 특정 기준으로 나누고 구분하려는 자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그래왔는데도 효과가 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얕은 수법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우리는 생선이나 버섯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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