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험담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 되던 사람이 어려운 일을 당했거나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는 소식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곤 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도 안 되는 속담이 그래서 생겼을까요. 사람은 남이 불행을 만나는 모습에서 상대적으로 자신이 행복하다는 위로를 얻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되는 사람을 본받고 칭찬하기 보다는 그 사람의 과거를 끄집어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흠집내기를 즐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남의 말에 오르내릴만한 일을 피하려 합니다. 제 주위에는 남 보기에 어떨까 걱정되어 많은 일에 있어서 망설이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것은 꼭 무엇을 잘못하거나 실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좋은 물건을 사거나 멋진 자동차를 사는 일에도 비슷하게 작용합니다.

여행을 다녀오고도 자식들이 보내줘서 어쩔 수 없이 다녀왔다고 말하거나, 예쁜 옷을 사놓고도 남 보기에 어떨까 싶어서 망설이는 어른들은 주위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게 남의 말이 두려우면서도 사람들은 남의 말을 옮기는 것을 잘 합니다. 말을 옮기는 것은 자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을 뿐, 그 말에 대해 책임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것입니다. 그렇게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요즘은 네트웍을 통해 전세계로 순식간에 퍼져나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소식에 중독되어 하루종일 같은 소식이 반복되고있는 뉴스채널에 상당한 시간을 사용합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조차 뉴스가 되어 전국의 안방에 전달되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그렇게 귀를 기울이는 그 사람들이 정작 자기 마음의 소리에는 귀를 기울일지 궁금합니다. 가족이나 배우자의 말에는 얼마나 귀를 기울일지도 궁금합니다.

 

자신의 가슴속에 영혼은 수 십 년째 원하는 것을 소리치고 있는데도 귀를 통해 들려오는 세상의 일들에만 신경과 관심을 소비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정말 들어야 하는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
김영범 장편소설 초아 - 지금 오천년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