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굉장히 많은 시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국제노동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노동시간이 길다는 미국보다도 1.5배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성은 그들의 70%도 안 나온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일 오래 하는 것도 서러운데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한다는 구박은 기운 빠지게 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근로 환경이나 업무 시스템, 정치나 경제, 사회 제도가 우리의 근로자들이 더 많이 일하면서 적은 효율에 머물도록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열티처럼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는 일이 많거나, 높은 자리에 앉아서 많은 월급 받으면서도 책상만 지키고 있는 사람들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52개의 대상 조사국 중에서 연간 근로시간이 2,200 시간을 넘는 나라는 우리를 포함해 6개 국가였으나, 우리는 방글라데시나 스리랑카,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다섯 나라보다도 가장 많은 근로 시간을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1980년에는 미국 생산성의 30%도 못 따라가던 것을 생각하면 그 격차를 굉장히 많이 줄인 것이 사실입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면 그 격차는 더 많이 줄어들거나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지금도 우리가 미국 근로자들 보다 일년에 약 50일을 더 일하고 있지만, 1980년에는 분명히 더 많은 시간을 일했었을 것입니다. 시간단위가 정해진 일이 아니면 노동시간이 길다고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책상 앞에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책을 읽지 않으면 책장은 넘어가지 않습니다. 끝없는 연장근무와 야근이 가져오는 것은 지친 직원들, 떨어지는 사기와 업무 효율입니다.

 

이상한 논리지만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오래 일하면 더 오래 스트레스에 노출될 것이고, 충분히 쉬지 못하면 다음날에도 일이 부드럽지 못합니다. 오늘만 일하고 내일부터 일하지 않을 것이라면 몰라도, 근무 시간에 일을 마치도록 독려하고 높은 분들부터 시간 맞추어 퇴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말단 직원들도 편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민족의 피가 흐르는 우리들입니다.

푹 쉬고 에너지 넘치게 일하면, 더 많이 일하고 더 못했다는 성적을 더 빨리 벗어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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