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구가 이사를 했습니다.

이삿짐을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무지 그 종류와 숫자들이 놀라울 뿐입니다.

 

이사를 한 두 번 본 것도 아닌데도 볼 때마다 정말 많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도 엄청나게 버리고 왔다는 친구의 말이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실제로 그 상자들을 풀기 시작하면서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을 보면, 여자들이 이사할 때마다 받는다는 그 엄청난 스트레스를 이해하게 만듭니다. 아무리 포장이사가 일을 줄여 준다고 해도 결국 안주인의 손이 정리해야 할 것들은 태산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이삿짐 상자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간디가 남긴 유품들이 떠올랐습니다. 비폭력과 무소유를 이야기하던 그 남자가 한 젊은이의 총탄에 맞아 생을 마치며 남긴 물건은 낡은 신발 한 켤레와 안경, 입던 옷 한 벌입니다.

 

물론 간디가 우리와 비슷한 생활을 했다면 더 많은 물건들을 필요로 했을 것입니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당장 며칠을 지내는데 필요한 것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도,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버리고 버려도 커다란 트럭으로 하나 가득 물건들을 싣고 이사를 갔는데도, 그날부터 또 물건들을 사들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것들이 도대체 어디서 다 나왔을까 싶을 만큼 많은 것들이, 새집 안으로 다 들어가고 빈상자만 남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우리는 흔히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갈 세가지를 물어보곤 합니다. 현실적인 대답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기준을 맞추어 가져갈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세가지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말해보라고 해도 비슷합니다.

 

이 질문은 내가 사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들지만, 간디는 이미 세 가지만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 질문을 받을 때 어떤 세가지를 선택하십니까.

 

제가 본 많은 대답들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대답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원하는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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