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철학자였던 그가 평생 사과나무를 한그루라도 심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과나무가 희망의 상징이 된 것은 그의 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사후에도 백년간이나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당시 종교계의 미움을 사서 책조차 출판하지 못했으나, 사과나무 발언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는 생활은 위해 렌즈를 갈면서도 또 다른 저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구의 멸망은 그만두고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존재가 우리 인간입니다. 그런데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야 말로 정말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사람이 비가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우산을 준비하고, 장마에 대비하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피해를 다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피해가 생기더라도 그것을 극복해내는 자세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해마다 전국민이 도움의 손길을 보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내일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축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언제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합니다. 어느 누구의 인생에 거친 파도가 없겠습니까. 같은 크기의 파도가 밀려와도 부딪치는 사람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세상살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어깨에 짊어진 세월의 무게가 점점 더 무거워져서,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린시절이 제일 속 편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 말도 맞는 것 같지만, 그 대신 우리는 많은 추억과 경험을 얻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그 중 어떤 것들은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값어치가 있을 것입니다.

 

잔잔한 바다에서는 좋은 뱃사공이 안 나온다는 속담처럼, 더 크고 거친 파도를 이겨낼수록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성장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또 다시 내일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올지 모르는 어려움을 걱정하느라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판도라의 상자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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