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방법은 없나요?”

“간단하게 한번에 처리할 수는 없나요?”

“서론 본론 빼고 결론만.”

 

저는 위와 같은 표현들을 아주 싫어 합니다.

언젠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후배가 제가 자문을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배는 제가 사회에서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이미 하다가, 다시 학교에 왔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 중에 한명이었습니다. 저는 몇 가지 필요한 지식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걸 다 알아야 되요? 어느 세월에 그걸 다 해요?”

후배는 그 중에서 꼭 필요한 것만 간단하게 배울 수는 없느냐고 다시 물어왔습니다.

“그냥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 정도라면 이런 것을 다 알 필요 없지. 하지만 네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면 이 정도는 기본이야. 물론 원하는 분야에 따라서 조금 더 필요하거나 덜 필요할 수는 있어.”

 

저는 주위에 많은 후배들이나 학생들이, 기초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은 요약을 원하거나 작은 것들을 묶어서 한번에 처리하고 싶어합니다.

 

물론 저도 비슷한 기억은 있습니다. 프로그래머 시절에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소위 ‘맨땅에 헤딩’ 이라고 표현하던 일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전혀 개발되지 않은 업무를 전산화 하기 위해 설계부터 개발 완료까지 해야 하는 경우에 동료들끼리 쓰던 표현이었습니다.

 

누구나 달콤한 결과에 따르는 열매는 좋아하지만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다른 일에 대한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기역, 니은을 배우지 않고 한글을 깨우치진 못하고 , 덧셈 곱셈을 건너뛰고 수학을 배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불교에서 문득, 단박에 깨닫는 다는 돈오(頓悟)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깨달음은 그렇게 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식이나 기술은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단기간에 속성으로 얻은 지식이나 기술은 실전에서 반드시 무너집니다. 말 그대로 모래 위에 지은 집입니다. 그리고는 다시 책을 펴게 될 것입니다. 항상 걸리는 부분은 어려운 기술이나 복잡한 지식이 아닌 가장 기초적이고 사소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욕심을 내는 것은 좋지만 서두르지 마십시오. 자신이 한걸음씩 기초에 투자하고 있을 때 남들이 징검다리 건너뛰듯 건너뛰고 있어도 동요하지 마십시오. 조금만 시간이 지나서 당신이 달리기 시작할 때, 그들은 안 밟고 온 길을 밟으려고 다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미 그 일을 하고 있거나 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모두 경험하고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지금 들이고 있는 노력과 시간들이 당신을 그들처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등산을 하면서 한 걸음씩 올라가는 것을 투덜대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말해줍니다.

“정상까지 10분”

물론 거짓말인 것을 알지만 기운이 납니다.

세상에 간단히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있다면 거짓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거짓말을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정상이 5분 거리입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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