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개인적으로 교육을 받기 위해서 특정 식당에서만 며칠 점심을 먹은 일이 있습니다.

 

그 식당은 원래 한식 메뉴가 없는 레스토랑인데 직장인들을 위해 점심에만 한식을 서비스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음식 맛은 그리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4일째 되는 날 저는 나름대로는 정말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매일 찌개의 종류가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같은 뚝배기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겐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도 제게는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4일 동안 김치찌개, 된장찌개, 부대찌개, 생태찌개로 메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같은 뚝배기였고, 제가 7일을 다니는 동안 뚝배기 하나로 7가지 찌개를 먹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뚝배기로 할 수 있는 찌개나 국이 그 외에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그 동안 뚝배기가 그렇게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놀라진 않았었습니다.

 

그 생각으로 다른 그릇들을 보자 반찬 그릇도 물컵도 모두 대단해 보였습니다. 모두 엄청난 호환 능력과 수없이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억지를 부리면 뚝배기에 와인을 담아 마시거나 물컵에 밥을 담아 먹을 수도 있긴 합니다. 제가 놀라워 한 것은 그 그릇들은 그렇게 다양한 용도로 쓰여도 아주 자연스러웠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마음도 그런 그릇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자연스럽게 담아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저는 주위의 사람들이나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세상에 60억의 사람이 있다는 것은 60억의 생각이 있고 60억의 가치관과 개성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내 마음속의 그릇과 어긋나는 모양을 가진 사람을 담아 보려고 노력조차 해보질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저 서로를 인정해 주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옳지 않은 것까지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경우에는 ‘용서’나 ‘이해’라는 제가 잘 사용하진 못하지만 대단히 효과적인 도구들도 많이 발명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든 생각이든 뚝배기처럼 일단 한번 담아보고자 합니다.

저는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담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얼마나 담을 수 있습니까?

이런 것은 내기를 해도 좋을 것입니다.

 

간장 종지 같은 마음으로 살지는 맙시다.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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