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가 유행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브랜드들이 알려져 있지만 그때는 세계적인 대형 브랜드 몇 개와, 그에 대응해 국내에서 만든 스포츠 브랜드 몇 개만이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물론 유명 브랜드의 제품은 가격이 대단히 비싸서 처음에는 그야말로 부자집 아이들만 신고 다니는 운동화였습니다.

 

학교에선 아이들이 운동화를 도둑맞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반 친구들 전체는 선생님의 꾸중을 들으며 책상 위에 올라가 눈을 감고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중학교에 다닐 때는 원하는 브랜드와 사이즈를 부탁하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해주는 장물아비 같은 친구들까지 생겨났습니다.

 

한쪽에선 유명 브랜드를 흉내내서 이름을 조금 바꾸거나 마크를 변형한 제품이 넘쳐 났습니다. 그 제품들은 가짜라는 말을 안 쓰고 ‘짜가’ 혹은 ‘짝퉁’이라는 사전에도 없는 말로 불렸습니다. 가짜들이 워낙 기승을 부리다 보니 진짜 제품도 조금만 어색해 보이면 아이들에게 짝퉁이라고 판정을 받았고, 나중에는 어떤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한때 명품에 눈먼 사람들이 가짜 명품을 산 후에 심하게 훼손하여 백화점에 가져가서 수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진짜처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유럽의 본사로 돌아가면 수리가 불가능하므로 새것으로 교환해 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을 노리고 맡기는 것입니다. 진짜를 만드는 사람들조차 구별을 못하는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시계의 경우는 진짜보다 가짜가 품질이 더 좋다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지금도 시장에 나가면 단 몇 분도 안 지나서 그런 가짜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품뿐 아니라 음악도 베끼고 디자인, 글, 그림, 논문까지 베끼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벤치마킹이란 말을 악용하고 패러디란 말로 넘어가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모두 가짜입니다.

아직 들키지 않았을 뿐 더 많은 가짜들이 있을 것 또한 분명합니다.

다른 사람의 창조를 본받아 응용하거나 일부를 도입했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재창조 하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조금 모양만 바꾸거나 말만 바꾼다면 표절이나 아류밖에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인정 받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자랑스럽게 내놓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자신의 철학도, 생각도, 노력도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전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진짜들, 즉 유일무이한 오리지널들입니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는 것들도 그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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