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으면 말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저 역시 생각 없이 말을 입 밖으로 내놓아서 난처해진 경험이 많지만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말실수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말실수를 했을 때 우리가 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주로 저보다 나이도 더 많고 속해있던 곳에서 직책도 더 높은 분들에게 터무니 없는 표현을 하거나 지나친 어휘를 사용해서 문제가 된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당사자에게 직접 크게 꾸지람을 들었으며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만 그런 일은 그 사람에게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는 계기가 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전혀 색다른 경험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글에서 언급했던 그 첫번째 직장에서 출근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같은 팀의 상사 한 분이 일본으로 출장을 다녀온 뒤에 임원들 앞에서 보고를 해야 했습니다.

그분은 팀원들을 모아놓고 일종의 리허설을 하였는데 그 당시 저는 몇 년간의 강의 경력으로 인해 발표에는 자신이 있던 철모르는 신입 사원이었습니다.

 

제게 그분의 발표는 일관성도 없었고 정리되지도 못했다고 느껴졌고 게다가 발표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분이 제 강의 경력을 알고 있었으므로 제게 자신의 발표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부탁했을 때 저는 저도 모르게 ‘한마디로 개판’이라는 평가를 입 밖으로 내놓고 말았습니다.

 

옆에서 같이 발표를 들은 다른 분이 저의 말을 듣고는 대단히 화를 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험해졌지만 오히려 발표하신 분은 제게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는 사과를 못하고 얼마 후 정중히 사과를 했는데 그분은 오히려 솔직히 말해준 덕분에 다시 준비해서 실제 발표를 잘하게 되었다면서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시 제가 정말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후 같은 차로 출퇴근을 하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면서 저는 그분이 얼마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상대하는데 있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우리를 평가하고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듣기 싫은 말이나 화를 내기에 충분한 말을 하더라도 직접 따지지 않고 상대가 깨닫게 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랬듯이 상대는 우리를 정말 큰 사람으로 느끼게 될 것이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결코 그 사람을 잃지 않고 우리의 팬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상대라면 어차피 함께 어울릴 만한 상대가 아니므로 염두에 둘 필요가 없습니다.

 

내게 부정적인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적은 있을 수 없습니다.모두가 자신의 사람들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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