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상도’를 읽다 보면 계영배라는 술잔이 등장하는데 술잔의 70%이상을 채우면 술이 없어져 버리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잔입니다.

 

이것은 재산이나 벼슬, 혹은 술을 마시거나 무엇에 욕심을 지나치게 내는 것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을 항상 주인공에게 깨우쳐 줍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흔히

“잔은 채워야 제 맛이고 술은 취해야 제 맛이다”

라고 들 하는데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괴로워지고 자신의 가치는 하락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종류를 비롯해 일상에서 약간의 여유를 남겨두는 생활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에 시간을 할애할 때나 무엇을 준비할 때도 약간의 여유를 남겨 놓으면 오히려 더 빠른 시간에 더 편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고, 이때 마음에도 약간의 남김이 생겨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영화를 보다 보면 목숨이 달린 아주 위급한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것은 꼭 영화뿐이 아닙니다.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로 무너지던 날 꼭대기 층 식당에서 아침을 먹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나 배우자 혹은 가족이나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세상에 태어나 당신을 만나서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고 형제 자매가 된 것이 너무 행복했었고 즐거웠으며, 자신이 죽은 후에도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는 극히 차분하고 아름다운 대화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급한 마음 한구석에 작은 여유를 남겨서 마지막 순간에 그런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고 그 소중한 시간을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여유는 어느 순간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에서 언제나 다 쏟아붓지 않고 마음의 그리고 정신적 여유를 가지는 습관을 몸에 익히며 살았을 것입니다.

 

여유를 남기는 사람들에겐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이 보이며 사람들의 미소와 일상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행복들이 보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의연히 보여줄 수 있으며 여유로운 눈빛은 상대를 압도하기도 하고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에 약간의 여유를 남겨두시기 바랍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삶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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