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할 것인가? 자율로 이끌 것인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통제의 효율성

A부서의 조직장으로 임명되어 갔을 때 분위기이다. 8년 동안 8명의 조직장이 바뀌었고 타 부서 직원들은 이 조직을 노인정이라고 했다. 자신의 생각이 담긴 일을 추진하고 개선하기 보다는 해왔던 일을 그냥 답습할 뿐이었다. 사무실에 웃음과 말소리는 적었고 영혼 없는 인사만 오갈 뿐 ‘이곳은 급여를 받는 곳이고 즐거움은 밖에서 찾는다’는 생각이 강했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가 낮을 때, 변혁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게 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 실패하면 쫓겨난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다 높은 수준의 일들은 지적 수준이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열정이 없다. 잘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이들이 다하겠지 하는 기대는 마음이 크다. 이런 마음과 행동을 하면서 보상이나 혜택의 차이가 있으면 불만하며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투쟁한다.

친목을 위해 모인 조직이 아니기에, 이런 조직을 담당하는 조직장은 매우 힘들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다. 자신의 조직을 욕되게 할 수 없고 이를 개선하라고 임명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조직과 구성원이 한 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비전을 설정하는 일이다. 전체가 아닌 한 명 한 명에게 꿈과 목표를 갖도록 소통해야 한다. 닫힌 마음을 열게 하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심어줘야 한다. 이번 조직장은 지난 조직장과는 다르게 조직과 나에게 열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바람직한 모습과 전략과 과제가 설정되었다면, 그 다음 할 일이 그라운드 룰을 정하는 것이다. DO와Don’t를 정해 모두가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방해꾼이 있으면 어렵게 피운 불씨가 그냥 꺼져 버리기 때문이다. 불평불만 없이 모두가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라운드 룰을 만들어 실천을 이끌어가야 한다. 제도의 개선을 통해 잘하는 사람은 보다 많은 혜택을 받고,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 가를 알고 성장하려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누구나 동일한 처우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역량과 성과에 따라 주어지는 과제도 다르고 성과가 다르다면 보상도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자율의 효과성

A연구소의 연구원은 대부분 박사 출신이며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학창 시절, 항상 칭찬을 받아왔고 살면서 통제를 받은 적은 남성의 경우 군대가 거의 전부였다. 연구분야도 다 다른 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이라는 조직의 틀에 이들을 배정하고, 실장의 관리 하에 연구과제를 심사하고 진행과정을 점검하며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A연구소가 택한 방식은 연구원들의 역량과 열정을 믿고 그들이 원하는 과제를 스스로 제안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였다. 단, 하나의 그라운드 룰을 주었다. 자신이 하는 연구는 회사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된다는 조건이었다. 혼자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모여 프로젝트성 과제를 수행할 수도 있다. 매우 중요한 메가 프로젝트 역시 프로젝트 리더가 멤버를 구성하여 추진하도록 하였다. 회사가 하는 일은 철저한 지원이 전부였다. 프로젝트의 제안, 결과 보고는 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추진되었고, 연구과제 또는 프로젝트의 참여, 기여도, 성과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었다. 이 연구소의 모든 결과물에는 누가 이 일을 했는가에 대한 실명제를 도입하여 연구원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게 했다.

나아가, 주 단위로 연구과제에 대해 30페이지 정도의 보고서를 작성하여 언론, 대학, 기관, 기업 등에 홍보하여, 이 과제를 작성한 사람을 빛나게 해줌으로 연구소도 사회적 기여를 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리더의 선택

통제와 자율은 분명 장단점이 있다.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를 파악하여 이에 따른 조치를 하는 것이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가 매우 높은데, 뛰어난 리더가 과제를 정해 지시하고 점검하고 일정을 재촉한다면 점차 수동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이들에게는 자율을 주고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마음껏 펼쳐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창출하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가 낮은데 자율로 하라고 하면, 이들은 방향과 전략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자포자기 상태가 될 것이다. 이들에게는 명확한 방향과 목표, 기본적인 프레임워크와 중간중간 일의 진행 상태를 점검하고 제대로 추진되도록 지도하고 코칭하여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일하는 방법을 알도록 해야 한다.

다음에 할 일은 조직의 그라운드 룰을 정하고 한 명 한 명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이다. 조직의 그라운드 룰은 조직과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가게 하고 방해자가 없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개개인과 소통하여 그들과 공감하여 긍정적 마인드와 성장과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리더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을 성장시키고 그들의 성과가 자신의 성과가 된다. 바람직한 모습과 방향, 전략과 방안을 설정했다면, 주고 주고 또 주는 사람이 리더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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