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발표된 자카르타 지역 2020년 최저임금은 월 4,267,349 루피아이다. (한화 약 35만 5천원) 이는 2019년의 약 390만 루피아에서 8.51%가 오른 수치이다. 섬유와 전자, 자동차 부품 등 생산시설이 모여있는 인근 지역 최저임금 수준을 보면 까라왕 Rp 4,594,324(약 38만 5천원), 버까시(시) Rp 4,589,708(약 38만 5천원), 뿌르와카르타 Rp 4,039,067(약 33만 8천원), 수까부미 Rp 3,028,531(약 25만 4천원), 수방 Rp 2,965,468(약 24만 9천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 체계는 2015년 정부령 78호로 정해져 있다. 이에 따르면 각 주(propinsi) 마다 임금 최저수준을 정하고(UMP), 각 주에서도 시/군 (kota/kabupaten) 단위로 최저임금(UMK)을 정하도록 되어 있다. 시/군 최저임금(UMK)은 주 최저임금(UMP) 보다 같거나 크게 된다. 예를 들어 서부 자바주의 2020년 최저임금은 1,810,352 루피아인데, 같은 주에 소속되어 있는 버까시(시)의 최저임금 수준은 약 460만 루피아로 주 최저임금보다도 2.5배나 높다.

2019년 대비 2020년 최저임금 상승률 8.51%는 경제성장률 5.12%(2018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와 물가상승률 3.39%(2018년 10월~2019년 9월)를 합한 수치이다. 2015년 정부령 78호는 최저임금 상승률을 직전 연도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치를 참고해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5%와 3%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서 최저임금도 매년 8%를 조금 넘겨 상승하고 있다. 2015년 270만 루피아이던 자카르타 지방 최저임금은 2016년 14.5%, 2017년 8.08%, 2018년 8.71%, 2019년 8.03%, 2020년 8.51% 상승하여 427만 루피아 까지 이른 것이다. 5년간 58% 올랐다.

문제는 상승폭이다. 최저임금 상승을 매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다 보니 상승률이 매년 8% 대를 꾸준히 기록하게 되는데, 이 수치가 업계도 노동계도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다. 노동계는 8% 대의 최저임금 상승이 생활물가 수준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매년 최저임금 상승률이 발표될 때마다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최저임금 상승을 연동시킨 2015년 정부령 78호 철폐를 요구하며 해마다 대략 20~25% 수준의 최저임금 상승을 요구하곤 한다.

기업들 입장에선 30만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은 최저임금 수준이 부담스럽다. 불과 5년전 최저임금이 20만원 초중반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도,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아도 최저임금은 매년 꼬박꼬박 최소한 8% 이상 오른다. 최저임금은 매월 지급하는 기본급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초과근무수당과 명절 상여금, 퇴직금 계산의 기준이 된다. 특히 퇴직금은 퇴직 당시 기본급의 일정 배수로 계산되므로 퇴직금 부채 증가율은 매년 8%를 훨씬 넘어서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생산비용이 그만큼 올라간다는 뜻이다.

월급을 주는 입장에선 당장 주어야 할 임금수준도 문제이지만 이 상승률이 당분간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더 두렵다. 상황이 이러니 임금이 날로 올라가는 자카르타 인근과 서부 자바 지역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중부 자바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제2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몇 군데 시/군만 꼽아봐도 스마랑(군) Rp 2,229,880 (한화 약 18만 7천원), 마글랑(군) Rp 2,042,200 (약 17만 천원), 즈빠라 Rp 2,040,000 (약 17만 천원), 수라카르타 Rp 1,956,200 (약 16만 4천원) 정도로 임금 수준이 자카르타 인근과 서부 자바 지역과 비교하면 월 10~15만원 정도 낮다. 임금수준이 낮더라도 주거비나 식비 같은 생활물가도 따라서 낮기 때문에 근로자들 입장에서 느끼는 실질임금수준은 지역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도 볼 수도 있다.

주 생산시설을 인건비가 싼 곳으로 옮기는 회사들은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는 본부 기능과 최소한의 생산시설만 남기기도 한다. 부가가치가 높아 비싼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으면서 고도의 숙련도를 필요로 하는 품목만 생산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자카르타 북부의 대표적 경공업단지인 KBN(Kawasan Berikut Nusantara)은 비어가고 있다. 입주기업들의 고용인력이 천천히 줄어 최근 2~3년간 단지 인근 하숙집에 빈방이 늘고 있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자카르타 지역의 최저임금은 매년 오르고 있는데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자카르타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최저임금이 낮은 고향으로 가서 같은 일을 더 낮은 보수를 받으며 하는 경우도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임금은 근로자에게는 소득의 원천이고, 기업에게는 생산원가이다. 받는 사람은 아직 부족하고 주는 사람은 너무 빨리 올라서 부담스러운 것이 지금 인도네시아 최저임금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현행 최저임금 상승률을 정하는 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매년 상승 폭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년 8%를 상회하는 상승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향후 5년간 최저임금은 지금보다 50% 넘게 오른다.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다른 지방이나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기도 하고, 기계화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도 한다. 현재 최저임금 상승률을 정하는 체계의 근간이 되는 2015년 정부령 78호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정부는 현재 상승폭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최저임금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오르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상수인 것 같다. 결국 기업과 노동자가 생존을 위해 대처해 나갈 방향을 찾는 수 밖에 없다.

* 위 내용은 필자 소속기관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양동철 한경닷컴 칼럼니스트(crosus@koreaexi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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