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리: 지2조의 도급업무를 명시할 때, 회사 입장에서는 포괄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은데요. 포괄적으로 명시해도 문제가 없나요?

정노작: 도급업무를 포괄적으로 명시하게 되면 도급회사가 임의로 업무를 조정하게 될 수 있으므로, 사실상 수급회사에 업무 진행에 직간접적으로 지시 감독을 할 개연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도급회사와 수급회사 간 도급업무는 특정하여 명시하는 것이 도급계약의 본질에 부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대리: 네. 잘 알겠습니다. 제3조 계약기간이 있는데, 회사가 반드시 재계약 혹은 기간 만료에 따른 해지를 사전에 통보하여야 하나요?

정노작: 그 부분은 도급계약서에 어떻게 명시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컨대, 사전 통보하도록 명시되어 있다면 사전 통보해야 하고, 그러한 조항이 없다면 사전에 통보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상호 간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전에 통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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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리: 제4조 도급금액의 경우 도급에 투입되는 인력과 근무시간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금액으로 특정해서 명시해야 하나요?

정노작: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제 도급관련 근로감독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도급금액이 일정하게 지급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투입되는 인력의 수와 근무시간에 따라 도급금액이 변동될 경우 도급회사가 수급회사의 인사관리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도급의 본질이 도급업무의 위임에 있으므로 투입되는 인력수와 근무시간을 도급금액에 반영하는 것이 도급계약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됩니다.

유대리: 제7조에 보면 노동관련법이 아닌 민법의 법리가 적용된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는 지요?

정노작: 도급계약이 그 성격상 민사상 계약이므로, 고용을 전제로 한 노동관련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대리: 잘 알겠습니다. 정노작님이 설명해주신 바를 바탕으로 도급계약서를 작성해보겠습니다.



유 대리는 정노작의 설명을 바탕으로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후 강 팀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한다.



정광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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