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을 배우라고! ‘이게 도대체 말이 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키워드는 ‘사활을 건 변화’이다. 생명을 담보해야 할 만큼 비장함이 묻어난다. 해법이 한 가지만 존재하던 시대는 끝났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대형마트가 온라인시장에 혼쭐나고 있다. 공유경제를 넘어 구독만능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티엔 추오 주오라 창업자는 ‘구독 모델이 기업의 미래’라고 예언하고 있다. 10명 중 3명이 1인가구 시대이다. 사회환경 변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옛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효율적이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늘 리더가 이기고 끝나는 토론! 그 토론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 때로 질 때 나뿐 아니라 우리의 ‘자존감’이 높아진다.

세종의 경청화법은 ‘지는 법’의 행동강령이다.

1단계는 ‘겸양지덕(謙讓之德)’의 자세 !

세종의 경청화법에서 ‘지는 법’을 찾아보자. 세종의 경청화법은 3단 어법이다. 1단계는 ‘겸양지덕’의 자세이다. ‘짐은 잘 모른다’로 시작한다. 세종만큼 세상에서 공부가 취미인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러한 분이 자신은 아는 것이 없으니 가르침을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지 않은가.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눈높이 생각의 펼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 준 것이다. ‘내가 해 봐서 아는데.....’는 틀릴 확률이 높아졌다. 장자의 ‘지북유’편에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으며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무엇을 의미할까? ‘리더 과부하’는 소통의 적이다. 리더는 ‘뺄셈의 법칙’을 실천해야 한다. 말을 빼는 능력은 이타적 의견을 덧되는데 유용하다. ‘짐이 잘 모른다’는 너의 통찰력을 듣고 싶다는 신호이다. 소통은 리더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 때 가능해진다.

2단계는 ‘경청의 자세’ !

2단계는 ‘경청의 자세’이다. ‘경의 의견은 어떠한가?’ 신하의 철학을 가감 없이 들어 보고 격의 없는 토론을 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타적 의견의 수용은 비빔밥의 원리와 같다. 비빔밥은 ‘계절, 지역, 입맛’에 따라 맛이 다르다. 리더의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에 얼마나 많은, 다양한 의견을 버무렸느냐에 따라 해법은 다른 모습이 된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신이 득이 된다는 말이 있다. 타인의 의견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는 오롯이 리더의 몫이다. 함께 하는 직원을 이기려고 하면 소통은 없다. 소통은 공유요 상호 과정이다. 일방적 게임이 아니다. 리더의 ‘지는 법’은 말문을 트게 하는 효험이 있다.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은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마음의 안쪽에만 달려 있다’라고 하였다. 리더가 마음의 문을 먼저 열어야 하는 이유를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3단계는 ‘칭찬 릴레이’ !

3단계는 ‘칭찬 릴레이’이다. ‘경이롭도다’라고 맞장구를 쳐 준다. 나에게는 소소하거나 무의미할 수 있지만, 타인에게는 작은 위로이자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맞고 틀림을 판단하지 말자. ‘너는 늘 그렇게 엉뚱한 생각만 하니?’라는 말은 ‘너는 말 하지마!’와 같다. 엉뚱하지만 색다른 방향으로 전개했다는 점을 칭찬해 주자. 맞장구를 동반한 경청과 소통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이다. 그 과정에서 격론이 벌어질 수도 있다. 관여하지 말자. 방향성만 제시하자. ‘선택권’을 주자. 판단은 최종 결론 도출할 때까지 유보하자. 칭찬은 동기부여 방법으로 특효약이다. 크게 한 방보다는 소소하지만 자주 잽을 날리듯 칭찬하자. 과거 사실에 근거한 ‘잘했어’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잘 할 수 있어’라고 칭찬하자. 역량과 태도를 격려하자.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마음 한 구석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엄마는 잘 모르겠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어릴 때에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다. 늘 ‘왜’라는 질문을 달고 산다. 엄마는 귀찮을 법한데도 일일이 대답하고 설명까지 곁들인다. 가끔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되묻는다. 아이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고 상상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생각은 또 다른 창의적 사고로 이어진다. 즉, 꼬리를 물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드넓은 푸른 창공을 마음껏 날아 보라고 한다. 엄마를 믿고 날아 가 보라고 손짓을 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리더이다. 조직의 리더도 엄마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후배 직원들이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 주자. ‘지는 법’이 정말 지는 것일까? 리더가 ‘지는 법’을 알 때 마음의 문은 열린다. 지면서 이기는 리더가 더 멋진 상사가 아닐까? 전장에서도 싸움없이 이기는 것이 진정 승자라 했다. 밀레니얼세대도 잘 안다. 무조건적으로 윗 세대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상사, 인격을 존중해 주는 상사, 자신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상사는 잘 따른다. 오히려 더 살갑게 다가온다.

수평적 조직문화와 리더의 ‘지는 법’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변화는 ‘단순함’을 ‘복잡다기(複雜多岐)’한 사회로 바꾸어 놓았다. 다원화된 사회는 예전 경험에 유효기간 만료를 선고하였다. 새로운 학습을 요구한다. 리더들에게 새롭게 배우도록 명령하고 있다. 배움은 유연해야 한다. 지는 법을 알아야 가능하다. 진다는 것은 이타적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자. 후배들의 최근 지식과 지혜를 빌리자. 리더들이여! 후배들에게 크게 한 번 져 보자. 그리고 호탕하게 웃어 보자.

박창동 HRD박사(KDB산업은행 전문위원/한국HR협회 칼럼니스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