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렌버핏’이 버크셔 헤서웨이 연례보고서에서 자주 언급해서 유명해진 단어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다.

이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는 은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다, ‘해자’란 외적이나 동물의 침입을 방어할 목적으로 성(城) 주위에 구덩이를 파고 물을 채워 넣는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기업에 있어서 경제적 해자란 기업이 이룩한 ‘성(안정적인 현금흐름 또는 이익)’을 빼앗기 위해 달려드는 ‘적군(경쟁자)’이 쉽게 얻을 수 없는 기업 고유의 경쟁력으로 특허,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 등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기업이 높은 수익을 얻게 되면 반드시 경쟁 업체가 나타나 시장을 잠식하며 경쟁자 대응 비용의 증가로 수익률은 하락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외부의 요인으로부터 기업 이익률 하락을 막아주는 힘을 ‘해자’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타사 대비 경쟁 우위 혹은 이익이 잘 나는 아이템을 지칭하는 게 아닌, 초과이윤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복합적인 요인 전체를 가리킨다.

버핏은 기업의 '경제적 해자'를 투자 대상 선정의 가장 큰 요인으로 삼고 있으며 크게 다음의 3가지를 이야기한다.

첫 번째, 특허, 브랜드와 같이 타사가 쉽게 얻을 수 없는 기업 고유의 무형자산이 있느냐 여부다. 코카콜라나 아스피린과 같이 고유명사화 되다시피 한 상품 브랜드는 경쟁자가 쉽게 구축할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경제적 해자' 기능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기존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로 전환하는데 발생되는 비용 (반드시 금전적인 비용뿐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새로운 솔루션으로 바꾸는 게 귀찮거나 낭비되는 시간이 아까운 점 등도 포함)이 존재하느냐를 중요하게 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회계 프로그램 시장 점유율이 무려 90%에 이르는 ‘더존’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증권거래 프로그램 1위인 키움증권의 HTS와 같이 해당 솔루션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다른 솔루션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귀찮고 시간과 비용이 발생되며 기존 솔루션에 저장한 데이터 때문에 타 솔루션으로의 이동을 꺼리는 점등이 강력한 해자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시장 선점을 통한 네트워크 효과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강력한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구축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강력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위챗 등과 같이 이미 엄청난 사용자를 확보한 네트워크 생태계는 경쟁자들에게는 ‘넘사벽’이며 강력한 해자 효과를 지니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세계적인 독립투자리서치 기업 ‘모닝스타’의 주식분석 담당이사 '팻도시'는 ‘원가우위’를 기업의 경제적 해자의 네 번째 요소로 주장한다. 경쟁기업보다 낮은 원가로 제품을 공급하고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이익규모를 늘리고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해자 효과를 블록체인 산업 측면에서 볼 때는 약간 다른 기준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블록체인 기업의 ‘경제적 해자’는 위 4가지 요소와 동일할 것이다.

반면에 블록체인 생태계는 기본적으로 탈 중앙화를 기치로 탄생된 생태계가 많으므로 기존의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와는 다른 요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탈 중앙화를 적극 지지하는 아나키즘(anarchism)을 추종하는 아나키스트들을 전략적으로 선점하는 방법이 경제적 해자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은 경제적인 이득 조차 무시하고 무정부주의에 적합한 솔루션이라면 얼리어답터를 넘어 절대적 지지자가 될 수 있으며, 해당 생태계의 확산에 적극 동참할 것이기에,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새로운 '경제적 해자' 기능으로 추가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탈 중앙화 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며, 이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어느 정도 견고한 브랜드 네이밍을 갖추었다 할 수 있고 강력한 사용자층과 폭넓은 네트워크 효과를 어느 정도는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포함한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아직까지도 깨어지기 쉬운 유리병 같은 미완의 생태계에 불과하며,

강력한 도전자(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리브라’나 텐센트나 알리바바, 구글, 텔레그램 등)가 등장할 경우,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제도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생태계 구축 전쟁이 시작된다면 시장 판도는 크게 요동칠 것이다.

위에 설명한 '경제적 해자' 모두를 보유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블록체인 산업계는 이제 막 버블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산업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으며, 커다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은 기존의 Web2.0 시대를 뛰어넘어 Web 3.0 시대를 자리 잡게 하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에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전과 정부의 발 빠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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