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밀린 과태료를 내려고 마을 근처의 경찰서 민원실을 찾아가,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며 담당형사가 내어 준 의자에 앉아서 주민등록증을 내밀었다.


그 옆에 있는 여성 경찰께서 다가와 하시는 말씀.



“커피 한 잔 드릴까요?”

“죄를 지은 사람이 무슨 커피까지…”

“아니요. 그건 그거고, 차 한잔 드시면서 말씀도 나누시고, 천천히 내고 가세요.”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계면쩍기도 하고...

어찌해야 좋을지 몸 둘 바를 몰라서 쩔쩔맸다. 적지 않은 금액을 분할로 내려다가 너무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아, 일시불로 내고 나오면서 다시는 위반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물론, 또 위반할 수도 있겠지만.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러 다니다 보면 가끔, 본의 아니게, 지방 도로나 고속도로에서 규정속도를 위반할 때가 있다. 연간 대여섯 번의 벌과금이나 과태료를 낼 때는 적지 않은 금액에 놀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 운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또 실수를 하기도 한다.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에서는 매년 4회씩 “명강사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유명한 분들이나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리더십과 서비스, 변화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갖고 공개적인 강의를 듣도록 하는 행사인데 매번 빠지지 않고 오는 공직자들이 있다. 바로 경찰청 분들이다.

10여년 넘게 추진하고 있는 이 세미나에 참석하는 경찰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울은 물론, 전남 광주와 대구에서, 대전과 강원도 등에서 다양한 직급의 경찰들이 참석한다. 거리도 멀거니와 바쁘기도 할 텐데, 여성 경찰들도 많이 참석해 주시고, 강의를 듣고, 먼저 다가와 인사를 나누고, 공부를 하고 있다.


  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에도 공무원들이 간혹 눈에 띈다. 정년이 보장되어 있고, 자기계발에 힘쓸 시간이 없이 바쁘다고 하면서 일반 세미나나 대학원을 외면하는 계층이 있는데, 시간과 돈을 쓰면서 다양한 분들과 어울리며 자기계발과 학습에 정성을 쏟는 분들을 뵈면 어딘가 모르게 짠한 마음이 든다.



  이런 강의를 정말 들어야 할 분들은 별로 참석할 의지가 없는 것 같고, 이런 강의를 듣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은 분들은 매번 반복해서 참석하시고, 인사를 나누고 간다.

  이런 곳에 오셔서 강의를 듣고 인사를 나누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같은 직종, 같은 직무에 종사하는 분들간에도 적극적으로 학습욕구를 갖고 있는 분이 있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로 인해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분들이 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차이를 보이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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