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혁신과 공감 그리고 디자인 씽킹
 “요즘 시대 혁신을 하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합니다. 혁신을 일상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 코칭 대화 시 모임원이 물었다. 어떻게 대화를 풀어갈까 하다가 IDEO가 제품개발 방법론으로 활용하여 성공함으로서 회자된 개념인 <디자인 씽킹>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에 대한 교육을 이미 받았고 개념과 프로세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중요한 것은 혁신의 기회를 먼저 찾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다.


   매경시사용어사전에 따르면, 디자인 씽킹은 독일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하소 플레트너 회장이 만들고 미국 스탠퍼드 디스쿨이 확산시키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인간이 필요에 공감하고 대중이 모르는 잠재적 욕구를 발굴해서 시제품(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 보는 과정을 말한다.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을 인간적인 관점으로 찾아내 해결하기 때문에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으로 불린다.

  로저 마틴(Roger Martin)은 <디자인 씽킹>책에서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는 둘 다 최적의 경영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각의 완벽한 방식은 분석적 사고에 기반을 둔 완벽한 숙련과 직관적 사고에 근거한 창조적 역동성이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디자인 씽킹의 프로세스는 ▪공감(Empathize) ▪문제정의(Define) ▪아이디어화(Ideate)▪시제품(Prototype) ▪테스트(Test)의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프로세스라서 설명은 생략하지만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공감이다. 혁신은 고객의 공감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진짜 문제(Real problem)을 찾으려면 관찰, 인터뷰, 체험 등을 통해 고객과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공감을 이루어야 한다. 이 과정에 질문과 경청이 중요하며 코칭적 접근이 필요하다.

  혁신의 출발점과 관련 피터 드러커의 지혜를 가져오고 싶다. 그는 혁신의 진정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5가지 혁신 원칙을 제시했다. <위대한 혁신>이라는 책에서 ▪기회 분석부터 시작하라 ▪밖에 나가서 고객을 만나라 ▪오직 한가지에만 초점을 맞춰라 ▪작게 시작하라 ▪혁신에 성공하려면 주도권을 잡는데 목표를 두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의 기회는 열려있다. 찾는 사람이 주인이다. 혁신의 기회를 못보고 놓치는 것은 다른 이유라기보다 우리의 관행이고 습관 탓이다. 외부사람에게는 뻔한 일을 내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고 했다.

  내부이든 외부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변화에는 실마리가 있다. 피터 드러커는 특히 고객 등 사람과 관계된 변화의 단초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 짐작도 못한 실패, 그리고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외부의 사건들이 혁신의 기회이다. 그리고 실제 일어난 일과 당초 그럴 것이라고 했던 사이의 불일치가 혁신의 실마리라고 했고, 인구중심의 변화와 같은 통계상의 변화도 눈여겨 봐야한다고 했다.

  당신이 조직의 책임자인 리더로서 혁신을 이루려면 다음과 같은 자문자답(自問自答)을 해보았으면 한다.

  ▪나는 혁신의 실마리를 효과적으로 찾고 있는가?

 ▪나의 업무에 디자인 씽킹을 적용해 본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나는 평소 고객과의 공감을 생각하면서 업무를 하고 있는가?

 ▪나는 업무추진 과정에서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의 균형을 성찰하고 있는가?

 ▪나는 디자인 씽킹이 정량적인 면에서만 유용하다고 단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신속하게 시제품은 만들어 보고 시행착오도 감수할 용기가 있는가?

  이와 같은 대화를 통해 코칭 대화를 하던 그 임원은 혁신과 공감 그리고 디자인 씽킹을 연결할 수 있었다고 피드백을 했다. 외부 고객과 공감뿐만 아니라 부하직원과의 공감을 통해 진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간중심적인(Human-centered)사고 방식을 업무에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물론 디자인 씽킹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디자인적 사고의 중요성을 되짚어 보았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